주사 한 번에 30주 이상 에이즈 억제…인공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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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주사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증상을 억제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인체에 해가 없는 인공 바이러스를 먼저 감염시켜 30주 이상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증식을 막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에 감염되면서도 에이즈 증상은 일으키지 않는 인공 바이러스인 '치료용 간섭 입자(TIP)'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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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에 대신 감염돼 에이즈 억제
한 번 투약으로도 3개월 이상 효과
한 번의 주사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증상을 억제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인체에 해가 없는 인공 바이러스를 먼저 감염시켜 30주 이상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증식을 막는 방식이다.
레오 와인버거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교수 연구진은 인공 바이러스를 주사해 에이즈 환자의 체내 HIV 수를 최대 1000분의 1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9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에이즈는 면역세포가 HIV에 감염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병이다. 면역체계가 손상된 환자는 각종 감염증과 피부암과 같은 악성종양이 생기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는다.
에이즈 환자는 전 세계에서 약 4000만명에 이르고 국내에서도 1만 5000여명에 달한다. 최근 에이즈 증상을 막는 항바이러스제가 출시돼 사망률이 크게 감소했으나 완치는 불가능하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항바이러스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우울증, 당뇨병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연구진은 HIV 대신 인체 면역세포에 감염되는 인공 바이러스를 개발했다. HIV 배양을 거듭하면서 여러 단계에 걸쳐 바이러스에서 인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유전자를 제거했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에 감염되면서도 에이즈 증상은 일으키지 않는 인공 바이러스인 ‘치료용 간섭 입자(TIP)’를 만들어냈다.
TIP은 면역세포를 두고 HIV와 경쟁을 벌인다. 와인버거 교수는 “TIP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덕분에 더 빠르게 복제될 수 있고, 면역세포에 감염되는 속도도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에이즈에 걸린 원숭이 6마리에게 TIP을 주사한 후 HIV의 양을 확인했다. 주사 후 30주가 지나자 혈액 내 HIV의 양은 치료를 받지 않은 원숭이보다 1만 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TIP를 한 번만 주사하더라도 장기간 HIV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에이즈 환자에 대한 효과는 컴퓨터 모델로 확인했다. 인체 면역 시스템을 모사하는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확인한 결과, TIP을 주사했을 때 HIV의 양은 100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버거 교수는 “인간 환자에 대한 효능은 내년 시작할 임상시험에서 정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라며 “에이즈 억제 효과가 확인된다면 수백만명에 달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치료법이 6개월 이상 장기간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에이즈 퇴치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장기간 에이즈 억제 효과를 내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길리어드의 신약 레나카파비르는 1년에 2번 투약하는 방식으로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줄기세포를 이식하거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영구적으로 에이즈 치료 효과를 내는 방식도 현재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참고 자료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n5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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