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전자책도 저작권 보호는 필수

여론독자부 2024. 8. 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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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엘리베이터나 대중교통에서 자주 마주치는 광경이 있다.

이제 젊은 세대에게 전자책은 일상적인 독서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서도 성인의 경우 종이책 독서율은 2년 전보다 감소한 반면 전자책 독서율은 소폭 증가했고 20대 청년층의 전자책 독서율은 대폭 늘어나 58.3%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기술적으로 보호된 전자책도 해킹돼 무단으로 유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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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한국저작권보호원장
[서울경제]

최근 엘리베이터나 대중교통에서 자주 마주치는 광경이 있다.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책을 읽는 모습이다. 종이책이 주는 향기와 촉감에 익숙한 나에게는 다소 생경한 풍경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책을 읽는 모습은 언제나 반갑다. 이제 젊은 세대에게 전자책은 일상적인 독서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새로운 기술이 가져온 시대 변화 속에서 독서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2023년 출판 콘텐츠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온라인을 통한 출판물 이용량이 오프라인 이용의 두 배 이상을 차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서도 성인의 경우 종이책 독서율은 2년 전보다 감소한 반면 전자책 독서율은 소폭 증가했고 20대 청년층의 전자책 독서율은 대폭 늘어나 58.3%로 높게 나타났다.

이용 방식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합법적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여부다. 지난해 출판 분야의 불법 복제물 이용량은 전년 대비 큰 변화 없는 보합 상태였는데 그 이유가 우려스럽다. 복사소나 제본 업소 등 오프라인을 통한 불법 복제물 이용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33.6%)해 긍정적인 개선 흐름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토렌트 등 일부 온라인을 통한 불법 복제물 이용이 오히려 증가(21.6%)하면서 오프라인 감소분을 상쇄한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거래되는 대학 교재는 더욱 큰 문제다. 대학생 대상 조사 결과 스캔본 교재 이용 경로 중 온라인상 불법 공유가 절반 이상(62.5%)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도서 업계는 “몇 년 더 지나면 학술·대학교재 분야가 사멸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한다. 지난해에는 기술적으로 보호된 전자책도 해킹돼 무단으로 유출되기도 했다. 저자의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줄 아는 저작권 존중 인식 함양과 더불어 온라인 출판물 보호 기술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시점이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발견된다. 온라인을 통한 출판 정품 콘텐츠 이용량이 27.1%로 상당히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온라인 출판 시장의 성장과 전자책 플랫폼을 통한 구독형 독서 서비스 확장에 따른 온라인 유료 출판물 유통 증가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종이책이든 디지털책이든 책 읽기의 즐거움은 같다. 활자를 소비하는 것이 멋있고 개성 있다는 의미의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의 등장도 반갑다.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풍부한 독서 문화가 형성된다면 책장을 넘기며 종이책을 읽는 것도, 휴대폰으로 웹소설을 즐기는 것도 모두 훌륭하다. 여기에 저자의 노력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까지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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