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이 보복공격 임박"···중동 초긴장

최성욱 기자 2024. 8. 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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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며칠 내 공격' 경고
바이든, 英·獨·佛·伊 정상과 통화
성명 통해 "이스라엘 지지" 재확인
美항모 배치·이 최고 경계태세 등
중동 확전 우려에 WTI 80弗 돌파
우크라 러 진격···양대전선 재점화
12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팔레스타인 광장의 벽에 새로운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의 얼굴 사진이 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이란의 ‘상당 규모의 보복 공격’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은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는 등 확전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중동에서의 긴장 고조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란 혹은 그들의 대리인이 며칠 내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이것이 중동 역내에 몇 가지 태세 변화를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폭스뉴스는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 대리 세력이 이스라엘을 24시간 이내에 공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영국과 독일·프랑스·이탈리아 4개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 5개국 정상은 통화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란 및 이란이 배후에 있는 테러리스트 그룹들이 자행하는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방위에 지지를 표명한다”면서 “이란이 현재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공격 위협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역시 이란에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각각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동 내 갈등 완화를 강조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도 페제슈키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분쟁 확대를 피하고 대신 대화와 협상·평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며칠 내로 본토를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날 군의 경계 태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스라엘 정부는 주민들에게 물과 식량을 비축하라고 지시하고 병원에는 환자들을 지하 병동으로 옮기라는 계획을 전달했다. 동시에 도시 곳곳에는 구조대가 배치된 상태다.

미국은 이란이 보복할 가능성에 따른 국제사회의 불안이 계속되자 최근 항공모함 2척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및 잠수함, F-22 전투기 등 병력을 대거 중동에 배치했다. 이를 두고 이란의 보복을 자제시키기 위한 ‘억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제사회를 통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란의 보복 공격이 현실화한다면 미국은 군사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이란을 위협하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 이후 이란이 배후로 지목한 이스라엘을 보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그동안 이란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공격 시기와 방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도된 심리전’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란 정권의 한 관계자는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죽음 그 자체보다 고통스럽다”며 “이것이 바로 이란 지도부가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개혁주의자인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내각이 완성되기도 전에 서방의 제재로 국제적으로 더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이 긴장이 고조되면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각각 전일 대비 3.3%, 4.2% 오른 82.30달러와 80.06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점령하면서 ‘두 개의 전쟁’ 중 또 다른 전선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 남부 국경 지역인 쿠르스크의 약 100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은 “지금까지 쿠르스크 주민 12만 1000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5만 9000명이 더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에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접경지 상황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도발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면서 “분명 합당한 대응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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