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독립기념관장 문제,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외교장관에 ‘사도광산’ 대응 질타
우원식 국회의장이 13일 “광복절을 앞두고 심각한 국론 분열과 갈등이 빚어졌다”며 “대통령께서 책임 있게 이 혼란을 매듭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논란에 이어 광복절 경축식이 두 쪽 날 위기에 처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우 의장은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의 정부 대응 등을 지적했다.
광복절을 이틀 앞둔 이날 우 의장은 성명을 내고 “빼앗긴 나라를 우리 힘으로 되찾은 날, 온 국민이 높은 자긍심으로 기쁘게 맞이해야 할 날을 빼앗긴 심정”이라며 “대통령께서 나서야 한다. 일련의 일들에 대해 국민이 왜 걱정하고 비판하고 또 분노하는지 겸허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역사의 존중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며 진영을 초월하는 사안임을 강조했다.
우 의장은 “(독립기념관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하는 자리”라며 “당사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신임 관장이 설립 취지에 적합한 역사 인식을 갖췄는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임명자가 자진 사퇴를 거부한 만큼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결자해지하라”며 “독립운동을 모독하고 나라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건국절 추진 논란에 대해서도 정부를 대표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사도광산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일본에 강제성 표현을 거절당하고도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찬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은 외교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불법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의 피해국 정부로서 합당하게 대응하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의 정부 대응 등을 질타했다. 접견은 약 30분 동안 진행됐다. 우 의장은 조 장관에게 “물컵의 반을 일본이 채운다는 느낌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먼저 물컵의 반을 채우면 일본도 호응할 것이란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외교 ‘물컵론’을 비판한 것이다.
박태서 공보수석에 따르면 우 의장은 이날 조 장관에게 “사도광산 등재 과정에서 ‘강제’(forced to work) 표현이 안들어가서 굴욕적이란 문제 제기가 있어 왔는데, 외교부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해선 국민한테 명확히 소명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 의장은 세계유산 등재 전 국회에서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국회를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크게 미흡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때 이뤄진 모든 관련 결정과 약속들을 명심할 것이다’라는 일본 대표의 발언을 이끌어냈다”며 “한국 정부로선 최대치를 받아낸 성과”라고 말했다고 한다. 2015년 합의에 ‘강제노동’이 포함돼있는데, 일본측이 이를 “명심하겠다”고 한 것은 사도광산의 강제노역 역시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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