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터리 정보 공개·무상점검 권고…"일회성 그쳐선 안 돼"

13일 서울의 한 빌딩 주차장 입구에 '전기차 주차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모든 완성차업체들이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에 대한 특별 무상점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일회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는 몇 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배터리 점검을 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다음 달에 나올 대책에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고도화하는 조치가 개발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다.

국무조정실은 1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엔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차관과 소방청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모든 완성차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배터리를 공개한 제조사는 현대자동차, 기아, KG모빌리티, 메르세데스-벤츠, 폴스타 등 소수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전기차 배터리가 자발적으로 공개된 전기차종은 총 40종이다. 이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 비율은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다른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이러한 행렬에 동참하는 만큼 중국산 배터리 탑재 비율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는 전기차의 화재 불안 우려를 없애기 위해 모든 전기차에 대한 특별 무상점검을 권고하기로 했다. 현대와 기아, 벤츠는 자사 전기차를 대상으로 무료 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

하지만 전기차 무상점검은 전기차 차주들이 이를 위해 직접 시간을 들여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전기차 사용자들이 잇따른 화재에 '죄인'처럼 취급받고 있어 무상 점검을 받기는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BMS 고도화를 통해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은 이상이 없어도 몇 개월 후에는 배터리 노화로 인해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은 제작사들이 BMS 고도화를 통해 배터리가 충전되고 방전되는 과정에서 배터리 이상 유무를 운전자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내달 종합대책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각 부처에서 1차와 2차 긴급회의에서 검토해 온 전기차 배터리와 충전시설 안전성 강화,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을 포함한 개선 과제 등을 다음달까지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 전문가 의렴수렴 단계를 거쳐 개선 방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방 실장은 "이번 대책은 국민의 일상생활 속 안전과 직결된 사항인 만큼 개선방안은 대책 발표 이전이라도 개선할 수 있는 사항들은 조속히 시행하고 철저히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토할 것"이라며 "앞으로 업계와 전문가 의견수렴, 관계부처 회의 등을 통해 개선방안을 조율한 후 다음달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