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캡틴' 엔도, 방출은 피하겠지만..."900억 MF 결국 이적 거절"→주전 경쟁은 여전히 빨간불

고성환 2024. 8. 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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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엔도 와타루(31, 리버풀)로선 불행 중 다행이다. 마르틴 수비멘디(25, 레알 소시에다드)가 끝내 리버풀 이적을 거절하고 팀 잔류를 결심했다.

'디 애슬레틱'은 13일(한국시간) "리버풀 타겟 수비멘디는 소시에다드에 남는다. 그가 잔류를 택하면서 리버풀의 영입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다"라고 보도했다.

소시에다드 성골 유스인 수비멘디는 라리가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다. 181cm의 신장으로 체격이 아주 큰 건 아니지만, 수비수 못지않은 뛰어난 수비력으로 뛰어난 안정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패스 실력까지 갖췄기에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까지 책임질 수 있는 선수다. 많은 팀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6번 미드필더의 정석인 셈.

리버풀이 이런 수비멘디를 점찍었다. 아르네 슬롯 신임 감독이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을 원했고, 적임자로 수비멘디를 포착한 것.

슬롯 감독은 위르겐 클롭 감독과 달리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했던 엔도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프리시즌에서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와 라이언 그라벤베르흐에게 6번 역할을 맡기기도 해봤지만, 합격점을 받기엔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다가오는 시즌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는 수비멘디가 되는 듯 보였다. 앞서 영국 '더 타임스'는 "리버풀은 수비멘디와 계약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들은 수비멘디가 안필드로 이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슬롯 감독은 리버풀이 1년 전 모이세스 카이세도, 로메오 라비아를 놓친 뒤 영입한 엔도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소시에다드도 수비멘디를 억지로 붙잡을 생각이 없었다. 디 애슬레틱은 6000만 유로(약 900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도 "소시에다드는 수비멘디가 리버풀 이적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들은 수비멘디가 떠나고 싶어 한다면 그의 바람을 들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엔도의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일본 대표팀 주장인 그는 지난해 여름 슈투트가르트를 떠나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클롭 감독이 엔도의 안정적인 수비력을 고평가하면서 깜짝 이적이 성사됐다.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엔도는 베테랑 선수답게 프리미어리그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는 데뷔 시즌 리그 29경기를 포함해 총 43경기에 출전하며 리버풀 중원의 한 축을 담당했다. 클롭 감독은 "31살 일본 미드필더와 계약할 때 그가 PL에서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있었을까? 아무도 몰랐지만, 그렇게 됐다. 엔도는 월드클래스 선수로 발전했다"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둘의 인연은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클롭 감독이 '번아웃'을 이유로 돌연 축구계를 떠나 휴식을 선언한 것. 엔도는 새로 부임한 슬롯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고, 리버풀이 수비멘디 영입을 추진하면서 방출 가능성이 커졌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리버풀은 적절한 제안만 온다면 엔도를 판매할 생각이었다.

엔도는 리버풀에 남아도 벤치 신세를 피하긴 어려워 보였다.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도 "엔도는 리버풀에서 계속 경쟁한다는 입장이지만,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우선 기회가 왔을 때 감독의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방출명단에 포함돼 올 여름 이적할 가능성이 크다. 이적하지 못한다면 시즌 내내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씁쓸하게 전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수비멘디가 리버풀에 합류하는 대신 평생 함께해 온 소시에다드에 남기로 결정한 것. 중원 파트너 미켈 메리노가 아스날 이적을 앞두고 있는 만큼 팀을 떠나기 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리버풀은 처음엔 수비멘디가 이적에 열려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영입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는 안필드 이적을 거부했다. 수비멘디 영입은 6000만 유로의 바이아웃 조항을 전액 지불해야 하기에 복잡해지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최우선 타겟이었던 수비멘디를 놓친 리버풀. 이적시장 마감까지 남은 2주 동안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를 찾아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리버풀은 지금 상황에선 마땅한 영입 후보가 없다고 생각 중이기 때문.

다만 새로운 영입이 없더라도 엔도가 주전으로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리버풀 보드진은 그라벤베르흐, 커티스 존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중원에서) 함께 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보슬라이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도 후보이며 유망주 트레이 니오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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