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딘 “내게 음악은 다큐멘터리···내 연약함을 드러내는 방법”
“음악은 ‘다큐멘터리’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음악인으로서 내 책임감이에요. 내 감정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그것을 로맨틱하게 풀어내서 보여주고 싶어요.”
올리비아 딘은 2019년 데뷔한 영국 런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가수다. 데뷔 앨범인 <매시(Messy)>가 브릿 어워드의 ‘올해의 영국 아티스트’ ‘최우수 신인’ 부문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받았다. 이 앨범에 수록된 ‘다이브(Dive)’는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쳤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다. 블랙핑크 로제, BTS 뷔 등 K팝 스타가 사랑하는 뮤지션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첫 내한 쇼케이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13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올리비아 딘의 음악은 대부분 그의 실제 경험을 담고 있다. 그가 처음 만든 노래인 ‘리즌 투 스테이’는 그가 매우 사랑했던 연인과 힘들었던 시기에 탄생했다. 무심코 인터넷에 올린 이 곡이 인기를 끌며 지금의 그를 만들었으니 “인생을 바꾼 노래”이기도 하다. 이 노래의 주인공인 연인과의 이별을 직감했을 땐 ‘더 하디스트 파트’를 썼다. ‘아이 쿠드 비 어 플로리스트’는 제목 그대로 ‘가수를 안하면 무엇을 할까’ 생각했던 시절에 ‘플로리스트라면 할 수 있겠다’ 라고 느껴 만든 곡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음악으로 노래하는 것에 대해 “꼭 다이어리를 공개하는 것 같은 일이지만, 나는 그것을 즐기는 것 같다”며 “이게 내 연약함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방법이고,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발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난 네가 필요없어’ ‘난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들이 많지만, 사실 나는 ‘널 사랑해!’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라며 “모두가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999년생인 그가 음악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시기로 꼽는 것은 뜻밖에도 ‘1970년대’다. 항상 1970년대 음악이 흐르는 집에서 자라면서 1970년대의 패션, 헤어스타일,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주는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는 “타임머신을 탈 수 있다면 1970년대로 가고 싶다. 아무래도 난 그 시기에 태어났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리비아 딘의 데뷔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에 유행했을 때였다. 그는 처음으로 초청받았던 음악 페스티벌이 코로나로 취소되자, 매니저와 함께 트럭을 몰고 영국 전역을 다니며 ‘무료 야외 공연’을 펼쳤다. 그는 “원래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그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트럭을 생각해냈다”며 “어떤 곳에서는 5명, 어떤 곳에서는 100명, 어떤 농장에서는 염소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했는데 정말 재밌었고,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날(12일) 열린 내한 쇼케이스에서 ‘다이브’ 를 비롯해 총 6곡의 무대를 선보인 그는 “특별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한국에서 더 긴 공연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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