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꼬?” “이거 우짜노”…부산 차 없는 거리 골치 ‘이것’

김영동 기자 2024. 8. 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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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3시께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앞 금정로60번길 진입로.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차 없는 거리'를 알리는 표지판이 걸린 구조물(바리케이드)이 길목에 세워졌다.

이곳에 있던 차량도 서둘러 통행이 가능한 길로 향했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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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근처 ‘차 없는 거리’ 모습. 김영동 기자

지난 10일 오후 3시께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앞 금정로60번길 진입로.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차 없는 거리’를 알리는 표지판이 걸린 구조물(바리케이드)이 길목에 세워졌다. 진입로로 향하던 차량은 방향을 돌려 다른 길로 떠났다. 이곳에 있던 차량도 서둘러 통행이 가능한 길로 향했다. 이내 이 길에서 차량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차량이 사라진 거리는 여러 상점을 구경하며 오가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조용해진 거리에 갑자기 ‘빵’ 소리가 들렸다. 길을 걷던 사람들 사이를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던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린 것이었다. “뭐꼬. 와 저리 운전하노?” 초등학교 2학년 딸의 손을 잡고 크레이프 가게로 향하던 김아무개(41)씨가 말했다. 일부 보행자도 오토바이에 화들짝 놀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오토바이는 금세 사라졌다. 이어 또 다른 오토바이가 길을 가로질렀다. 개인형이동장치(PM)도 자주 오갔다. 주민 이아무개(48)씨는 “갑자기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마냥 안심하고 걷지는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차 없는 거리의 오토바이는 대부분 음식 배달용이다. 상인 이아무개(53)씨는 “매출에서 배달 주문이 절반 이상이다. 오토바이 통행을 막으면 배달 주문을 받을 수 없어 가게를 꾸릴 수가 없다. 그저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상인들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오토바이 등 이륜차 진입을 전면 통제할 수도 없다. 보행자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했다.

차 없는 거리는 보행 환경을 개선해 문화와 관광 등을 접목한 거리로 만들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 현재 중구 광복로, 부산진구 젊음의 거리, 수영구 광안해변로, 동구 차이나타운, 금정구 부산대역 앞 등 5곳이 차 없는 거리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새로운 ‘차 없는 거리 조성 기본구상 및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진구 서면 롯데백화점 일대, 서면 공구골목, 동래구 명륜1번가 등 7곳을 후보로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대중교통 접근성, 교통량, 보행환경 실태, 주민 의견 등을 검토해 후보지들 가운데 3곳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애초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9월부터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후보지 주민과 상인 등의 반발에 타당성 조사 완료 예정이 올해 12월로 미뤄졌다. 배달 영업에 지장이 크다는 등의 이유로 거리 상인 등이 반대하고 있어서다.

부산시 교통혁신과 관계자는 “엄격하게 (차량 통행을) 규제하면 배달 영업을 주로 하는 상인들이 피해를 입는다”며 “주민과 상인 등의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조율해 만족할 만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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