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김형석 독립기관장 임명 즉각 철회하라"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2024. 8. 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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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친일 넘어 숭일 행태" 비판 성명
"하나님나라 정의에 도전하는 만용이자 모욕"


뉴라이트 성향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독립기념관장의 취임에 반발해 광복회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다른 독립운동가 단체들도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목회자모임 새물결이 뉴라이트 논란을 빚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새물결은 12일 성명에서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을 넘은 숭일 행태가 명백하게 하나님나라의 정의에 도전하는 만용이고 하나님의 자녀들을 향한 부당한 탄압과 모욕이라고 규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새물결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친일적 행보를 중단하고,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한 국가 정기를
바로세우도록 정진할 것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며, 김형석 독립관장 임명 철회를 비롯한 정부 요직에 임명된 뉴라이트 인사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독립운동 단체들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기자회견과 CBS뉴스쇼 출연 등을 통해 자신은 친일 성향의 뉴라이트 인사가 아니라며 자진 사퇴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의 성명서 전문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과 뉴라이트 인사 임명을 즉각 철회 하라.

악한 것을 선하다고 하고 선한 것을 악하다고 하는 자들, 어둠을 빛이라고 하고 빛을 어둠이라고 하며, 쓴 것을 달다고 하고 단 것을 쓰다고 하는 자들에게, 재앙이 닥친다! (이사야서 5:20)

예수님은 조국인 이스라엘이 로마 제국의 식민지가 된 시대에 나고 자라셨다. 성서가 증언하는 예수님은 제국주의와 독재로 억압과 착취를 당하는 식민지 민중의 고단한 일상에 깊이 공감하셔서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사는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신 분이셨다. 당시에는 강도, 열심당원이라 불린 사람들이 단검으로 무장하고 로마와 로마 제국주의에 부역하는 자들을 처단하는 시카리라는 급진파 유대인 독립단체도 있었지만, 예수님은 국가, 민족 같은 가치보다는 하나님 나라라는 가치와 대의를 더 중요하게 여기셨고 독립운동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으신 것 같다.

한국의 기독교는 구한말 선교가 시작되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독립운동에 앞장서서 활발히 전개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가치를 종교적으로 수용했다기보다는 식민지에서 벌어지는 일본 제국주의의 수탈로 하나님의 자녀들이 마주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에 대한 신앙적 응답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즉 기독교는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를 옹호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은, 지금 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독립운동가 후손 후보를 배제하고 대한민국역사와미래 김형석 이사장을 제13대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하였다. 김형석은 광복회에 의해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라고 주장하는 뉴라이트로 지목된 인물로, 간도특설대에서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은 백선엽, 일왕 찬미곡을 만들어 연주한 음악가 안익태 등 친일파를 옹호하고 상해 임시정부 주석 김구를 좌파로 매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후 "친일파로 매도된 인사들의 명예 회복에 앞장서겠다."라고 발언하여 일반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사의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광복회,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등 다수의 독립운동 유관 단체는 광복절 기념 오찬에 불참을 선언하고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형석만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인사와 대일 외교 행보를 보면 이런 의구심이 들 만하다.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용산에 밀정이 있느냐?"라며 강하게 윤석열 정부의 친일 행보를 비판하였다. 얼마 전 일본이 강제 동원 노동을 인정하지 않고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였음에도 윤 정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통일부 장관인 김영호는 뉴라이트 싱크탱크인 '뉴라이트 싱크넷' 운영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식민지근대화론에 입각한 역사서술로 논란이 된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필자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가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취임하였고, 대표적인 뉴라이트계 인사인 이배용과 김광동이 각각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최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되자마자 탄핵당한 이진숙도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 동원된 것이냐는 질문에 '논쟁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답변하였다. 이들은 임시정부를 부정하고 1945년 8월 15일이 건국절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년 대한민국 땅에서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어 그저 기가 막힌다. 일본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매 맞고 죽고 다치고 성폭행당하고 투옥되고 쫓겨나고 수탈당하고… 그 고난을 이루 말할 수조차 없고 선조들이 당한 고난은 자손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의 악행을 근대화라고 왜곡하고 미화하고 칭찬하면서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을 능욕하는 자들을 국가의 주요 기관에 등용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친일파 후손은 떵떵거리며 살지만, 독립운동가 후손은 거지꼴로 산다'라는 말이 농담이 아님을 확인하면서 다시 절망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양심과 상식을 지켜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을 넘은 숭일 행태가 명백하게 하나님 나라의 정의에 도전하는 만용이고 하나님의 자녀들을 향한 부당한 탄압과 모욕이라고 규정한다.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친일적 행보를 중단하고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한 국가 정기를 바로 세우도록 정진할 것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1.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
2. 정부와 요직에 임명된 뉴라이트 인사들을 색출하여 물러나게 하라.
3. 인간의 양심과 상식에 반하는 인사와 행태를 중단하라.
4. 강제 병탄과 폭력적 탄압, 강제 수탈에 대한 일본의 성의 있는 사과를 요구하라.

2024년 8월 12일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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