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4일 ‘택배없는 날’에 쿠팡은 계속 불참···“과로사 또 있을까 두렵다”
택배노동자들의 공식적 휴가인 ‘택배없는 날’에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계속해서 불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소중한 성과인 택배없는 날과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고 있는 쿠팡의 이기주의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2020년 고용노동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 4사는 매년 8월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택배 종사자의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우정사업본부(우체국)도 첫해부터 동참했다. 이듬해엔 노사정 합의를 통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기도 했다.
이들은 “쿠팡이 동참을 거부하면서 쿠팡 택배기사들은 택배없는 날에 쏠리는 물량 때문에 과로의 위험에 처했다”며 “택배없는 날은 쿠팡의 무임승차 행위에 상처를 입고 지속가능성을 훼손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회전 배송, 새벽배송을 통해 주당 노동시간이 60시간을 넘는 곳이 비일비재하고 원청인 쿠팡이 내고 있는 고용 및 산재보험료도 대리점과 기사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했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준비위원장은 “만약 쿠팡CLS가 택배없는 날에 동참할 필요 없이 기사들이 쉴 수 있다면 왜 군포, 남양주, 제주, 화성 동탄에서 택배기사들이 쓰러져 죽는가. 결국 못 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도 연이어 과로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쿠팡CLS에 적극적인 감독권을 행사해야 한다”고도 했다.
쿠팡CLS 측은 “택배업계 최초로 수천 명에 달하는 분류전담 인력을 운영해 왔을 뿐만 아니라 배송 기사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도록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는 입장이다. 쿠팡CLS는 이날 2025년부터 CLS와 위탁 계약을 맺은 전문 배송업체 소속 택배노동자를 대상으로 ‘격주 주5일 배송 제도’와 ‘의무 휴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택배노조는 성명을 내고 “이번 대책은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국회에서의 규제 움직임을 희석해 현재의 과도한 장시간 노동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핵심적으로 다회전 배송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생활물류법을 위반해 운영하는 상시 해고제도 클렌징, 입차 제한 조치를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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