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 후 자해하며 ‘살려달라’ 신고한 20대…피해자, 수 차례 헤어지려 했다

피해자, 실시간 위치 공유 등 사생활 간섭에 수 차례 이별 요구
피고 남성 측은 첫 공판서 공소사실 모두 인정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서울동부지방법원 ⓒ연합뉴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밝혔다. 반면 피해자 유족은 재판부에 엄벌을 호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이정형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성 A(22)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씨는 지난 5월21일 오전 5시쯤 본인 주거지에서 여자친구인 피해자 B씨와 언쟁을 벌이던 중 격분해 목을 졸라 기절시킨 후 흉기로 11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피해자에게 반성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공소사실 등을 종합하면, A씨는 중학교 후배인 피해자 B씨와 지난 2월부터 교제하기 시작했다. 다만 피해자는 A씨가 실시간 위치 공유를 요구하거나 사람들과의 만남에 간섭하는 등 사생활을 통제하려 들자 수 차례 이별을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사건 발생 약 20일 전에도 재차 결별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이별을 거부한 뒤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입해 B씨에게 "헤어질 바엔 차라리 죽겠다"는 취지로 협박했다. 범행 당일 B씨를 살해한 A씨는 흉기로 자해했으나 이윽고 경찰에 전화해 "살려달라"고 신고했다.

한편 피해자 유족은 A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B씨 유족 측 변호인은 "(유족의) 충격이 심한 상태이며 장례도 제대로 못 치르고 유골함을 피해자 방에 두고 있다"면서 "검찰 측에 엄벌탄원서를 제출했으니 거기에 따라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에 대한 재판은 오는 10월2일 오후 2시10분쯤 속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