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의무화 폐기 vs 청정에너지 확대…'정반대' 트럼프·해리스 정책

2024. 8. 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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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우선주의 강화, 플랜 A·B 모두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약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경제정책 기조가 극명한 차이를 보여 한국 경제계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2024년 대통령선거 정강(정책방향)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정책에서 양 당간 큰 온도차를 보였다면서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협 분석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은 법인세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자 중심 정책을, 공화당은 규제 완화와 감세, 기술혁신 장려 등에 각각 방점을 두고 있다.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법인세 인상·인하 여부는 국내 기업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행 21%의 법인세율이 내년 말 일몰 예정인 가운데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소득세율은 구간별로 2~3% 포인트 감세하는 감세 및 일자리법(TCJA과 관련해 민주당은 법인세율을 28%까지 높일 것이라고 정강에 명시하고 있다. 

공화당은 정강 상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포괄적인 감세 의지만을 공표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15%까지 감세를 목표로, 최소한 20%까지 낮추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에너지 정책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조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확대, 석유 지배력 축소’를 모토로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미국산 저탄소 자재 사용 의무화 등 환경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공화당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 생산 증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규제를 전면 해제하면서 원전에 대한 규제도 완화할 방침이다.

공화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에 대한 공화당 정강 상 직접적 언급은 없으나 바이든의 전기차 관련 의무 조치 무효화를 직접 언급, 전기차 육성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다만 IRA 보조금의 완전한 철폐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로 의회 선거 결과도 함께 지켜봐야 할 것으로 한경협은 분석했다.

자료=한국경제인협회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양당 모두 강경 기조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세부 전략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핵심광물, 철강, 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서 대중 제재를 확실히 하되, '완전한 분리(decoupling)' 대신 필요시 새로운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공화당은 '중국으로부터 전략적 독립'을 강조하며 최혜국대우 지위 철회, 중국산 필수 재화(전자제품, 철강, 의약품) 수입 단계적 중단, 중국인의 미국 부동산 및 기업(산업) 구매 금지, 중국산 차량 수입 금지 등 무역·투자 분야에서 강력한 제재의사를 밝혔다.

한경협은 공화당은 정강 상 첨단 분야에 대한 대중 정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 첨단기술, 필수 재화 관련 미국 진출 기업은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양당의 정책 기조가 미국우선주의라는 큰 줄기는 비슷하지만 2020년 대선보다도 정책 차이가 확연해진 만큼 우리 경제계와 정부 입장에서는 플랜 A, B를 모두 면밀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양당이 모두 강조하고 있는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그 양상이 매우 대조적인 만큼 반도체, 2차 전지업체, 자동차 등 업종별은 물론 각 기업 단위에서 맞춤형 준비가 필요하고 미국 내 투자가 많이 이뤄진 부문에 있어서는 정책 변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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