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대하면 배신당하고, 실망하고"…한때 오타니 라이벌의 자책과 DFA의 아픔, 그래도 포기는 없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고교시절부터 프로 입성 초반까지 '오타니의 라이벌'로 불렸던 후지나미 신타로(뉴욕 메츠)가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후지나미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긴 메시지를 적었다. 바로 최근 뉴욕 메츠의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심경이 담긴 글이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며 스카우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후지나미는 '오타니의 라이벌'로 불렸다. 그리고 2012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한신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화을 시작, 데뷔 첫 시즌부터 10승을 수확하는 등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는 등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나갔다. 그런데 좋은 흐름이 계속되진 않았다.
후지나미는 2017시즌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하는 등 2022년까지 6년 동안 단 15승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10시즌 동안 189경기에 등판해 57승 5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계약을 맺으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유니폼을 입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시범경기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된 뒤 후지나미의 성적은 처참했다. 후지나미는 데뷔전에서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2⅓이닝 동안 8실점(8자책)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남기는 등 네 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 평균자책점이 14.40까지 치솟는 상황을 겪었다. 이에 후지나미를 선발로 영입했던 오클랜드는 울며 겨자를 먹는 심경으로 보직을 불펜으로 변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지나미는 5월 11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0.50으로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끝 없는 추락은 없었다. 후지나미는 6월부터 조금씩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당시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하게 되는 등 지난해 64경기에 등판해 7승 8패 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7.18의 성적을 남긴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올 시즌에 앞서 뉴욕 메츠와 1년 335만 달러(약 46억원)의 계약을 통해 빅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올해 시범경기 5경기에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2.27로 다시 부진했고, 올해는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후지나미의 우여곡절이 시작됐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은 후지나미가 5월 4일까지 9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14.09로 허덕이더니, 부상으로 인해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후지나미는 6월 26일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게 됐지만, 이후에도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18경기(1선발)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8.27로 허덕인 끝에 양도지명(DFA)이 됐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선보였던 만큼 후지나미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이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후지나미의 영입을 희망하는 팀은 등장하지 않았고, 결국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에 잔류하게 됐다. 이에 후지나미가 다소 늦었지만, 자신의 SNS를 통해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동안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 모양새였다.
후지나미는 SNS를 통해 "DFA"라고 운을 떼며 "인스그램이라는 반짝반짝한 이야기나 보고는 아니지만. 얼마전 메츠로부터 '오늘 너를 DFA하기로 했다'고 전화가 와서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빠지게 됐다. 이른바 일본의 전력 외와는 조금 뉘앙스가 다르지만, 그래도 부상 재활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내게는 너무 분한 통보였다. 올 시즌은 시작부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야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장기적으로 이탈했고, DFA를 겪었다.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기대하면 배신을 당하고, 실망했다. 그래도 새로운 자신을 찾고자 기대한다. 그런 날들의 반복"이라고 하소연했다.
SNS로 착잡함 심경과 함께 투정도 부렸지만, 포기하겠다는 뜻을 아니라는게 후지나미의 설명이다. 그는 "'야구를 잘하고 싶다', '어떻게든 올라가야지'라는 마음은 계속 갖고 있다. 결코 마음이 꺾이진 않았다. 힘들지만, 즐겁게 야구를 하고 있다. 다만 이 글을 쓰지 않고는 다음에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아서 보고를 하게 됐다. 앞으로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실수하고, 흙냄새가 나고, 끈질기게 도전해 나가려고 한다"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지만,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