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대하소설 '미망', 민음사서 개정판 출간

김용래 2024. 8. 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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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가 요동치던 조선 말 개화기.

19세기 개성 지방 거상의 손녀로 태어난 태임이 일제강점기 민족자본가로 성장하려 분투하다가 일제의 수탈과 해방, 한국전쟁을 겪으며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미망'의 개정판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개정판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는 부록에는 호 작가의 글 외에도 미망 읽기를 돕는 평론 네 편과, 박완서가 '미망' 집필 당시 육필론 쓴 작품 구상 노트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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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 등 옛말 현대어로 풀어…맏딸 글 실린 가이드북도 제공
박완서 대하소설 '미망' 전 3권 [민음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신분제가 요동치던 조선 말 개화기. 비범한 사업 감각으로 인삼 농사와 장사를 통해 집안의 부를 축적한 전처만 영감에게는 유난히 아끼는 손녀 태임이 있다. 전처만과 태임, 태임의 남편이자 몰락한 양반 가문 출신 종상, 태임의 이부(異父) 동생 태남 등 4대에 걸친 인물들은 혼돈의 역사 속에서 각자의 신념과 욕망에 따라 반목·경쟁하고 또 동지가 되기도 한다.

박완서(1931~2011)의 대하소설 '미망'의 이야기다.

19세기 개성 지방 거상의 손녀로 태어난 태임이 일제강점기 민족자본가로 성장하려 분투하다가 일제의 수탈과 해방, 한국전쟁을 겪으며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미망'의 개정판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1990년 출간된 초판을 토대로 방언과 입말을 통일했고, 한자어와 일본어, 숙어 표현 등에서 현대 독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옛말을 박완서의 맏딸이자 저작권자인 호원숙 작가와 상의해 의미를 풀어 적었다.

생전에 작가가 "내 작품 중 혹시 오십 년이나 백 년 후에도 읽힐 게 있다면 '미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고 말할 만큼 '미망'은 박완서가 깊이 아끼던 작품이었다.

1990년대에는 최불암, 채시라, 전광열 등 당대의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소설은 박완서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탄생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미망'이 문예지에 연재되던 1988년 5월 작가는 남편을 잃고 또 석 달 뒤 아들마저 잃었다.

맏딸인 호 작가는 부록에 수록된 글 '미망을 위하여'에서 "어머니는 미망을 쓰는 동안 닥친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소설 속의 인물들을 끝까지 거두셨다. '그리운 산하를 거침없이 누비며 운명과 싸워 흥하고 망하고 울고 웃게 하고 싶다는' 작가적 소망을 이룬 어머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게 되었다"고 적었다.

개정판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는 부록에는 호 작가의 글 외에도 미망 읽기를 돕는 평론 네 편과, 박완서가 '미망' 집필 당시 육필론 쓴 작품 구상 노트가 실렸다.

민음사. 전 3권. 각 권 368~468쪽.

소설가 박완서(2007년) [연합뉴스 자료사진]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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