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친구가 조선어 사용하면 카드 빼앗아" 일제 식민정책 공개

손희하 전남대 교수 당시 사용 카드 공개

손희하 전남대 명예교수가 공개한 일제강점기 시절 사용된 조선어 사용 금지 카드. 표면에 일어로 ‘말은 일본어로’라고 적혀 있다.(전남대 제공)2024.8.13./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나라 어린 학생들에게 조선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서로 감시할 목적으로 사용된 카드가 발굴됐다.

13일 손희하 전남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된 카드는 명함 크기로 초등학생들에 나눠진 뒤 조선어를 쓸 때마다 상대방의 카드를 한 장씩 빼앗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남은 카드의 분량에 따라 벌을 주는 등 일제가 조선어를 쓰지 못하도록 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가로 5.4㎝, 세로 9.04㎝ 크기인 카드 가운데에는 '말은 일본어로(話ハ国語)'라고 적혀 있고, 왼쪽에는 가회공립보통학교(佳會公立普通學校)라고 기재돼 있다.

손 교수는 "천진해야 할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친구의 카드를 뺏을 수 있을지 서로 감시하고 경쟁하는 분위기를 강요당했을 것을 생각하니 일제의 식민정책이 얼마나 악랄하고 집요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서 "국어생활사 자료이자 일제 식민 역사자료의 의미도 크다"고 평가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