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녹아버린 배추·고추… '금치 우려' 추석물가 '들썩'

황정원 기자 2024. 8. 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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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 작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배추는 재배 면적 감소에 해충 피해까지 겹쳐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강원지역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최고치를 찍었던 1996년 1만793㏊였으나 이후 연평균 2.9%씩 감소했다.

업계는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감소한 상황에서 장마, 폭염, 병충해가 이어지자 배추 생산 감소로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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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고랭지배추 재배면적 해마다 감소
올해 여름배추 대대적인 병해충 발생
건고추·소금·설탕 인상 줄이어 '금치' 불가피
장마와 폭염, 병충해 등으로 여름배추 수급에 비상이 걸리며 배추 가격이 치솟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배추를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계속된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 작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배추는 재배 면적 감소에 해충 피해까지 겹쳐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김치가 '금치'로 둔갑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따르면 이날 배추 소매 가격은 5990원으로 한달 만에 24.1% 급등했다. 해마다 여름이면 배추 가격이 오르는 편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해도 1.6%, 평년보다 5.1% 높다.

배추는 선선한 기온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고랭지에서 배추를 생산하는데 기후위기와 농가 감소로 재배면적이 해마다 줄어드는 실정이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강원지역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최고치를 찍었던 1996년 1만793㏊였으나 이후 연평균 2.9%씩 감소했다. 지난해 재배면적은 5242㏊로 1996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최근에는 강원지역에서 고랭지배추 선충 피해가 발생하면서 여름배추 수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기술원은 올해 강릉·태백·삼척 등 10시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31일 기준 143.9㏊ 규모에서 병해충이 발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전년 103.1㏊ 대비 39.6% 증가한 규모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8일 강원도를 찾아 고랭지배추 생육상황과 산지 출하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업계는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감소한 상황에서 장마, 폭염, 병충해가 이어지자 배추 생산 감소로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가에서도 추석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배추 심는 시기를 늦추고 있어 당분간 배춧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8월 중순까지 기존 일 250톤 수준에서 최대 400톤까지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 비축 물량과 별개로 주요 김치 재료인 건고추, 소금, 설탕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매년 반복되는 '금치'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날 건고추는 평년 대비 15.7%, 전년 대비 5.3% 올랐다. 국가통계포털은 올해 7월 소금과 설탕이 지난해 같은달 대비 각각 17.6%, 14.8% 올랐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 기준연도인 2020년과 비교하면 무려 73.3%, 44.6% 급등했다.

올해 명절 물가의 주인공으로 손꼽힌 사과와 배 가격도 여전하다. 지난 7월 기준 사과 가격은 지난해보다 39.6%, 배는 154.6% 올랐다. 이는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폭염이 이어져 농작물 작황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농산물 수급 안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고랭지 배추밭의 지력 증진을 위한 토양개량, 더위에 강한 품종 보급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연말까지 기후변화 대응 원예 분야 수급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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