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막말’과 ‘사고뭉치’의 만남…예정보다 지연된 대담

홍희정 2024. 8. 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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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와의 대담 소식, 월드이슈에서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로 예상보다 30분 이상 두 사람의 대담이 지연되기도 했는데요.

홍희정 기자, 대담 내용 우선 살펴볼까요.

미국으로 밀려오는 이민자들에 대해 두 사람 모두 깊은 우려를 나타냈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권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미국이 위험에 빠졌다는 주장을 이어갔는데요.

일론 머스크도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미국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 같다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 기간 국경 문제를 방치했고 해리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비난했는데요.

일론 머스크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급진 좌파라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치광이라고까지 하며 거들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 : "최근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들은 그들이 역사를 다시 쓰고 카멀라를 온건파처럼 보이게 만들었는데요, 사실 카멀라는 훨씬, 훨씬 좌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 : "(해리스는) 버니 샌더스보다도 나쁘죠. 오히려 버니 샌더스보다 훨씬 진보적이라고 여겨집니다. 해리스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입니다."]

[앵커]

최대 위협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핵 온난화라고도 했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친분도 과시했어요?

[기자]

트럼프는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데, 지금은 온난화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 핵무기의 확장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또,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과 잘 지내야 한다고 했는데요.

자신은 푸틴, 김정은 등과 잘 안다면서 그들은 거칠지만 영리한 사람들이라며 자신들의 게임에는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렇게 거친 사람들을 해리스 후보는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중동 문제에 대해서 트럼프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세계 질서를 위해 미국을 두려워해야 하는데 지금은 미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면서 민주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앵커]

원래 대담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30분 넘게 지연됐죠?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네, SNS에 접속한 수많은 사람이 대담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트럼프와 머스크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머스크는 X를 통해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30분이 지난 9시 반부터 두 사람의 대담이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소리로만 중계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담에 앞서 약 1년 만에 엑스 계정에 글과 선거 운동 관련 동영상을 올렸는데요.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절 엑스의 전신인 트위터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했었습니다.

하지만 3년 전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겼다는 이유로 트럼프는 트위터뿐 아니라 다른 SNS 계정에서도 퇴출 됐었는데요.

이후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다음 달에야 트럼프의 계정이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계정이 복구된 이후에도 트럼프는 이전만큼 엑스를 활용하지는 않았는데요.

그동안 트루스소셜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하긴 했는데 트럼프가 엑스를 다시 활발하게 사용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와 머스크는 지금은 서로를 훌륭하다며 칭찬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이가 무척 나빴었는데, 둘의 관계는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와 머스크 두 명 모두 거침없는 언변과 행보로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지금은 두 사람이 한편이 돼 힘을 합치고 있지만, 사실 2년 전만 해도 이 두 사람은 서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머스크는 2년 전 소셜미디어에 "트럼프는 모자를 벗고 일몰 속으로 사라질 때"라며 사실상 정치를 은퇴하라는 의미의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트럼프는 머스크를 허풍쟁이라고 부르며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사이가 안 좋았던 두 사람이 밀착한 데는 경제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우주와 방위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머스크로서는 앞으로 백악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많은데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는 트럼프가 규제 완화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해리스 후보 측은 빅테크 기업들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역시 빅테크 기업의 거대 자본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머스크를 끌어안아야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이해관계가 일치해 의기투합한 것으로 보이지만, 해리스 후보를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하거나 트랜스젠더 권리에 반대하는 등 다양성이나 형평성에 거부감을 보이는 모습 등 닮은 면도 적지 않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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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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