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에서 탈출한 중국 센서업체 '헤사이'…미국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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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사 관련 기업이라며 헤사이를 '블랙리스트'로 지목한 지 6개월여 만에 이를 번복, 블랙리스트에서 해제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헤사이가 국방부의 중국 군사관련 기업 블랙리스트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헤사이 측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에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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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사 관련 기업이라며 헤사이를 '블랙리스트'로 지목한 지 6개월여 만에 이를 번복, 블랙리스트에서 해제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헤사이가 국방부의 중국 군사관련 기업 블랙리스트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FT는 "지난 1월에 헤사이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국방부 입장에선 스스로 해제 조치를 하는 현재 상황이 상당히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헤사이는 국방부의 블랙리스트 지정에 반발하며 5월 소송을 건 상태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가 있는 헤사이는 3차원 빛 감지 및 거리측정(라이다, Light Detection And Ranging·LiDAR) 기술로 유명한 센서 제조업체다. 헤사이의 라이다 센서는 자율주행차량의 눈으로 불리며 최근 각광받고 있다. 헤사이의 전세계 라이다센서 시장점유율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매출액은 2억5000만달러(3425억원)로 매출비중의 55%가 중국, 40% 미국이다. 매출과 기술 성장성을 토대로 작년 2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올해 1월 헤사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안보에 위협을 주는 '블랙리스트'에 헤사이를 추가했다. 국방수권법(NDAA) 1260H조에 따라 중국군 관련 기업 명단을 공개했는데, 여기엔 헤사이를 비롯해 화웨이, SMIC를 비롯한 중국 주요 기업들이 포함됐다.
블랙리스트 지정 당시 미 정부는 "자동차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데 쓰이는 라이다가 미국 내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수권법에 언급된 '중국 군사 회사'의 정의에 따르면 "중화인민공화국의 군사 현대화 또는 PRC 방위 산업 기반에 소유, 통제, 제휴 또는 기여하는 기업"인데, 여기엔 헤사이도 포함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FT에 따르면 헤사이가 나스닥 상장 당시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내 투자위험 항목에 "(중국정부가) 언제든지 당사 사업에 영향을 미치거나 개입할 수 있다"며 중국 내 사업의 위험성을 명시했다. 헤사이는 "(중국 정부가) 데이터 보안에 대한 감독 및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적었다.
헤사이는 블랙리스트 지정에 즉각 반발하고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사이는 워싱턴DC 법원에 "기업의 명성이 훼손됐고, 주가가 현저히 하락했으며, 사업적 기회를 잃었다"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헤사이 측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에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사이는 오로지 상업용·민간용으로만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헤사이 측은 "어떤 중국 정부나 군사 기관도 헤사이그룹의 경영 전략과 연구개발(R&D) 작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통제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어떠한 사전 통지나 해명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일방적이며 임의적이고, 변덕스럽게 추진했다"고 맞섰다.
다음 달 재판 심리를 앞두고 국방부가 돌연 헤사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 부담이 커지고, 다른 중국관련 기업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2021년 미국 대법원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편을 들어주자, 샤오미와 합의 끝에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한 바 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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