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만원 배상금’ 줄여서···중국서 판결 불만 판사 살해
중국에서 교통사고 배상금으로 360만원을 요구한 50대 남성이 절반만 인정한 판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중국 중부 허난성 뤄허시 옌청구법원에 따르면 이 법원 소속 왕자자 판사(37)는 지난 7일 오후 6시26분 자택 인근 지하주차장에서 소송 원고 당모씨(50)의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려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범인 당씨는 다음날 오전 3시쯤 음독한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당씨의 범행 동기는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옌청구법원에 따르면 당씨는 올해 4월 오토바이를 몰다 소형 버스에 부딪혀 복숭아뼈와 팔 관절 부위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당씨는 합의 없이 7월 버스 기사와 보험사에 대해 1만8833위안(약 36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왕 판사는 당씨가 입원 기간을 실제보다 두 배 부풀렸다는 점, 재산상 손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들어 청구액의 절반가량인 9385위안(약 179만원)을 배상액으로 정했다.
법원은 왕 판사가 당씨에게 변호사를 지원하는 등 법정 절차를 제대로 밟았고 판결 근거도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그럼에도 판결에 불만을 품은 당씨가 왕 판사에게 보복했다고 했다. 중국의 대법원장 격인 장쥔 최고인민법원장은 왕 판사에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기관지 법치일보는 이날 논평에서 “사회심리적 위험 조기경보 및 치료 메커니즘을 강화해 관련(위험) 집단에 필요한 심리 소통·관여를 제공해야 한다”며 “심리적 균형·정서적 통제 상실 등으로 인한 악성 사건 발생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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