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자포리자 원전 화재 원인 불명…무인기 잔해 없어"

그로시 "화재 냉각탑 아래에서 시작했을 가능성 작아"
"타이어 잔해 없어…냄새 근거로 플라스틱 연소 추정"

[자포리자=AP/뉴시스]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냉각탑 화재를 두고 "시찰단은 현재까지 발견한 결과와 관찰 내용을 토대로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밝혔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이 제공한 것으로 지난 11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통제 지역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 냉각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2024.08.13.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냉각탑 화재를 두고 "시찰단은 현재까지 발견한 결과와 관찰 내용을 토대로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IAEA 전문가는 오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탑을 방문해 어제 발생한 화재의 영향을 관찰했다. IAEA 자포리자 시찰단(ISAMZ)은 화재의 영향을 즉각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날 오전 냉각탑 지역에 접근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시찰단은 관찰 결과를 토대로 1차 화재 원인이 냉각탑 밑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면서 "천천히 내려가며 점검하는 동안 타이어나 무인기(드론) 잔해는 관찰되지 않았다. 시찰단은 냉각탑 기저부에 있는 파편, 재, 그을음 등에 큰 교란 징후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찰단은 냉각탑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약 10m 높이에 있는 물 분사구 분포층 타워 내부에 피해가 집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냉수 저장조에 분포된 탄 플라스틱 물방울과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도 관찰했다. 시찰단은 이 물방울이 녹아내린 플라스틱 그물망과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라파엘 그로시(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 붕괴 뒤로 안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했다. (사진=IAEA 소셜미디어 갈무리) 2023.06.16. photo@newsis.com

동시에 "화재로 인한 잔향을 조사한 결과 유황 냄새가 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플라스틱 연소로 인한 냄새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IAEA는 물 분사구 분포 수준과 냉수 저장조와 관련한 추가적인 검토와 접근을 거쳐 전반적인 분석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냉각탑은 현재 가동되지 않아 원전의 원자력 안전에는 영향이 없었다. 냉각탑은 원자로 냉각 구조 일부로 필요한 상태가 아니다. 원자로는 모두 냉각 정지 상태"라고 알렸다.

이어 "자포리자 원전 원자로에서 약 1.5㎞ 떨어진 냉각탑 지역에는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찰단은 냉각탑과 원자로 주변에서 방사선을 계측한 결과 수치가 상승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자포리자 원전 냉각탑 두 개 중 한 군데에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원전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고, 냉각탑이 냉각에 관여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원전 안전엔 큰 영향이 없었다.

공격 배후를 놓고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책임을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에네르고다르시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뒤로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다. 현재 6개 원자로 모두 가동이 중단(냉온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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