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89마리…“온순하지만 탐방로 벗어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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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던 주민이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되는 야생동물을 피하려다가 다쳤다.
13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 구례군 인근 야산에서 버섯 채취를 하던 60대 주민 ㄱ씨가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되는 야생동물을 만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해 현장에서 흔적조사를 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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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던 주민이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되는 야생동물을 피하려다가 다쳤다. 반달가슴곰 방사 사업 20년째를 맞아 개체 수가 늘었다는 점을 고려해 인간과 곰이 함께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 구례군 인근 야산에서 버섯 채취를 하던 60대 주민 ㄱ씨가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되는 야생동물을 만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해 현장에서 흔적조사를 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ㄱ씨는 전날인 12일 새벽 지리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던 중 절벽 밑에서 올라온 야생동물과 마주쳤다. ㄱ씨는 나무 막대기로 동물을 쫓으려다가 넘어져 왼쪽 뺨과 이마 등에 상처를 입었다. 이후 오전 10시15분께 산 밑에 도착한 그는 승용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이동한 뒤 119에 신고했다. ㄱ씨는 “버섯을 채취하러 갔다가 곰을 마주쳤고, 도망가다가 넘어져 바위에 얼굴을 부딪쳤다”고 소방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가 만난 것이 곰일 경우 2004년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사람과 직접 조우한 것은 두 번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4년 반달가슴곰이 지리산 벽소령대피소 건물 밖에서 천막을 사용하지 않고 야외에서 지내던 탐방객의 침낭을 물어뜯은 사례가 첫 번째였다”고 밝혔다.
지리산엔 현재 89마리가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지피에스(GPS) 수신기를 달고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반달가슴곰은 35마리다. 환경부는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 6월 나머지 56마리에 대해서도 소재지를 추적해 위치 추적기를 부착하기로 했다. 앞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999년 조계산에서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던 새끼 곰 한 마리가 발견되자, 2004년 반달곰 방사 사업을 시작했다.
반달가슴곰은 대체로 온순하고 대인기피 습성이 뚜렷하다고 알려져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지난해 2013~2022년 10년간 지리산에서 수집된 반달가슴곰 위치정보 3만여 건을 분석했더니, 탐방로 주변 10m 이내에 반달가슴곰의 좌표가 찍힌 건 0.44%에 불과했다. 100m 이내로 봐도 2.86%밖에 되지 않았다. 탐방로에서 1㎞ 사이 구간에서 좌표가 찍힌 건수의 비율은 61.43%였다. 국립공원관리공단도 2004년 이후 벌통을 자주 공격하는 등 반달가슴곰 10여 마리를 포획해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생태학습장에 두고 따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반달가슴곰 방사 20년을 맞아 서식지가 확대되고 개체 수가 늘면서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대표는 “반달가슴곰 모니터링 결과를 주민들에게 세세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을 개정해 주민들이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진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센터장은 “올해 7월까지 지리산 5개 시·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30여 차례 간담회를 열어 곰 활동 모니터링 결과를 설명했다”며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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