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줬는데 거주 못해”…마곡 생숙, 내달 중 주거 허용 재심의

오피스텔 용도변경 가능 여부에 관심

롯데캐슬 르웨스트 투시도. [사진 출처 = 롯데건설]

서울시가 강서구 마곡동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인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을 이달 중 심의할 예정이다.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생숙 거주가 불가능해지면서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입는 가운데, 근시일 내 용도 변경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강서구 마곡동에 이달 말 준공 예정인 생숙 ‘롯데캐슬 르웨스트’ 용도변경을 조만간 재심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마곡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보류 결정했다.

여기엔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조성된 용지의 허용 용도에 주거형 오피스텔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용도변경안이 수권소위원회를 통과하면 강서구가 준공 인가를 낼 수 있게 된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5개 동, 876실로 짓는 생숙이다. 생숙 인기가 뜨거웠을 당시인 2021년 분양가는 전용 84㎡가 14억원, 전용 114㎡가 20억여원에 달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이 시설의 주택 용도 사용을 금지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취사가 가능한 생숙은 아파트값이 급등한 2020~2021년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는데, 주택이 아니어서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받을 수 있는 데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등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수요가 몰렸다.

생숙이 투자 과열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생숙을 숙박업 신고 대상으로 명시하고 주택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수분양자들은 지난 4월 마곡마이스PFV와 롯데건설, 분양대행사 태원씨아이앤디(태원CIND)를 상대로 ‘사기분양 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수분양자들은 사업자가 시설을 실거주가 가능한 대체 상품으로 홍보했다고 주장하고, 롯데건설 측은 분양 공고 시점부터 이 시설을 주택용도로 사용할 수 없음을 안내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생숙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특례 기간을 부여했으나 분양 계약자 100% 동의를 받아야 하고 오피스텔 건축 기준을 맞춰야 하는 등 기준이 까다로워 용도를 변경한 곳은 9만8000가구 중 1996가구로 전체의 2%에 그쳤다.

생숙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공시가의 10%에 달하는 금액을 연말부터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