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이은준의 AI 톺아보기...인상주의와 인공지능 예술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 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은준 미디어아티스트,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19세기 중반 유럽에 등장한 소형 카메라는 야외에서 카메라를 휴대하고 촬영하는 스냅 사진사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었다.
또한 스냅 사진사는 그림이 구현하지 못하는 각도와 공간까지도 포착해내 화가라는 기존 직업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초기에 카메라 옵스큐라라는 고정형 카메라의 사진이 나왔을 때도 초상화가의 직업이 위협받았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휴대용 카메라는 아예 화가라는 직업군 전반이 사라질 위기를 불러왔다.
당시 클로드 모네를 비롯한 많은 화가는 새로운 예술의 사조를 찾는 탐구정신보다 더 절박한 생존의 위기를 느꼈다.
사실상 신기술의 출현으로 기존에 했던 사실적 재현이라는 회화의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찾아야 한 것이다.
그래서 나타난 사조가 바로 '인상주의'다. 이들은 또한 동방에서 수입된 일본 도자기의 포장지인 일본 채색 목판화에서 놀라운 원근법과 생략에 대한 영감을 얻어 초기 인상주의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리하여 1874년 최초의 인상주의 그룹전이 파리에서 열렸다.
당시 클로드 모네와 장 르누아르의 주도로 약 1개월간 열린 이 전시에는 30여명의 작가가 참여했다고 한다. 대부분 무명 화가였고 한 비평가가 '자연의 실체가 없고 오로지 피상적인 인상만 있다'고 비평했고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이 당시 프랑스 신문에 나와 '인상주의'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이러한 이론적 배경과 시대적 상황에서 전통적인 화풍을 거부했고, 자연광과 색채의 변화를 표현하는 새로운 화법을 시도했다. 모네의 '수련 연작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예다.
모네의 '수련 - 구름'과 '수련 - 해질녘'은 그만의 혁신적 기법과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고 있다. 그는 빛과 색채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같은 장소를 여러 번 그리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표현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당시에는 혁신적이었으나, 현대에는 예술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 인상주의는 가장 인기 있는 미술 사조 중 하나가 됐다.
인상주의 사조 화가가 모여 첫 전시를 한 지 올해로 만 150년이 지났다. 지난달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인상주의 150주년을 맞아 인상주의 특별전(Paris 1874 Inventer L'impressionnisme)을 열기도 했다.
이 전시는 모네, 드가, 피사로, 세잔 등의 작품을 1874년 전시 그대로 재현하는 전시다. 내년에는 같은 전시로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다.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에서 파생된 인상주의 미술의 발전사를 살펴봤다.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는 자연을 접할 때 처음으로 인식하는 시각적 느낌을 인상으로 명명했다.
배경이나 지식을 갖고 마주하는 것이 아닌 첫 느낌이야말로 진솔한 시각적 체험의 세계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보이는 대로 그려야 하는 기존의 아카데믹한 화풍을 벗어던지고 산업혁명 이후 일반시민도 즐기게 된 예술의 세계를 더욱 새롭고 다양하게 보게 만들어 그 의미가 크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예술도 새로운 표현 방식과 기술적 접근을 통해 예술의 진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당시에는 혁신적이었던 인상주의 작품이 오늘날에는 고전으로 여겨지듯, AI 예술도 시간이 지나면서 세분되며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필자는 150여년 전 휴대용 사진기라는 신기술이 나와 당시 화가들의 이에 대한 치열한 고민으로 사라져갈 줄 알았던 회화가 더더욱 새로운 예술 세계를 펼쳤던 것을 보면 지금도 유사한 상황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당시 대중이 새로운 방법으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깨달았던 것처럼 지금 시대도 AI 예술과 결합한 예술의 새로운 미학을 감상하는 때가 다시금 열릴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인공지능 예술이 어떻게 새로운 예술형식이 될 것인지 독자 제위께 알려드릴 계획이다(계속).
<정리 : 이세영·성도현 기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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