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신한 5번·국민 3번…대출자와 전면전 양상

릴레이로 금리 끌어 올리며 시위하듯 주택시장 압박
농협 14일·우리 20일 금리 인상 예고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시장 순리대로 두면 되는데 억지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만 기다렸는데, 이사 계획을 접어야 할 처지다."

릴레이 금리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이 원성을 쏟아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대출 금리를 추가로 올렸다. 릴레이 금리 인상에 당국·은행과 대출 소비자들의 전면전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13일 우리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아파트 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p),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0.1%p 인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인상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12일, 24일에 이어 이어 이번 달 12일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 [사진=뉴시스]

NH농협은행도 오는 1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p 인상한다. 지난달 24일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상품 금리를 각 0.2%p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이다.

신한은행은 한 달 사이 다섯 번 올렸다.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5%p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달 15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씩 높였고 29일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3%p 인상했다. 지난 7일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p 올렸다.

KB국민은행도 한 달 사이 세 차례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8일과 29일에 각각 0.2%p씩 금리를 높였고, 지난 8일에는 0.3%p 인상했다. 현재 추가 인상도 검토 중이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718조2130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 이후 불과 여드레 사이 2조4747억원 더 불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갈아타기 대출 포함 금리가 올랐다는 점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갈아타기 대출까지 포함해 금리를 올린 건, 금리경쟁 때문에 가계대출이 늘었다는 금융당국의 의심을 피하려는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에겐 유리하지만, 은행으로선 당국의 시선을 피하려면 가계 대출이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급등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향방을 잃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는 금리 정책만으로는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기는 어렵다"면서 "가계 대출이 잡히지 않는다면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