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갈란트, 이란 반격 앞두고 또 분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보복 공격을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또다시 대립했다. 양측은 전쟁 목표와 휴전 협상 등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전쟁의 ‘절대적 승리’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날을 세웠다.

갈란트 장관은 이날 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하며 가자지구 전쟁에서 ‘절대적 승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지칭했다. 이와 같은 표현은 ‘헤즈볼라의 공격을 받고도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란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다. 갈란트 장관은 “지금의 상황은 지난해 10월 전쟁이 시작될 때와는 정반대”라며 “나는 ‘절대적 승리’ 등 온갖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절대적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발언한 바 있어, 이날 갈란트 장관의 언급은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갈란트 장관도 ‘절대적 승리’ 약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의 발언은 반이스라엘적”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선택지는 완전한 승리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갈란트 장관은 비공개회의에서 자신이 발언한 내용이 유출된 데에 유감을 표하며 “나는 하마스가 해체되고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충돌은 둘 사이 깊어진 균열의 연장선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전쟁의 전략과 구상을 둘러싸고 근본적으로 입장 차이가 크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협상 및 인질 귀환보다 전쟁 승리를 우선시하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갈란트 장관은 인질을 무사히 되찾기 위해선 휴전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구상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한편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성전파괴일·이달 12~13일)’ 전후가 유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지역 전쟁 발발 가능성을 앞두고 최고위층이 다시 벌인 싸움은 네타냐후가 어떤 상황에서든 불길을 일으키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을 또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