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도 ‘거대 지진’ 영향권, 지진해일 연구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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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정부가 '거대 지진 주의'를 발령했다.
규모 7.1의 규슈 지진 이후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의미다.
일본 전문가들은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면 규모가 최대 9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지진해일 규모를 잘못 예측한 이후 8년에 걸쳐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해 예측이 틀린 이유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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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정부가 ‘거대 지진 주의’를 발령했다. 규모 7.1의 규슈 지진 이후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의미다. 난카이 대지진은 일본 수도권 서쪽부터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V자형 심해 골짜기인 난카이 해곡을 따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지진을 말한다. 일본 전문가들은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면 규모가 최대 9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난카이 대지진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에서는 일본 여행을 가도 되는지 묻는 사람들이 늘었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안전하다고 보고 일본만 생각한 것이다. 난카이 대지진이 일어나는 지역과 한국 사이에는 일본 열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규모 9의 대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다. 실제 1707년 10월 난카이 대지진 중 하나인 호에이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제주도에서도 지진해일이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은 이런 대지진에 얼마나 대비가 돼 있을까. 지진 분야를 다루는 한 연구자는 “한국은 아직 지진해일에 대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가상실험)하는 모델링 연구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개발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한국 특성에 맞게 수정해 사용하지만, 국내 데이터에 기반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여서 지진해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1983년과 1993년 일본 북서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동해안 지역에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1983년에는 동해 묵호항에서 2m가 넘는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지난 1월 1일 일본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일어나면서 국내 맞춤형 지진해일 모델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당시 기상청은 지진해일 높이가 최대 50㎝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묵호항에서는 최대 82㎝의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국지적인 지형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진해일은 전파되는 경로의 심해 구조에 따라 규모가 급변할 수 있다.
이후 기상청에서는 모델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국내 지진해일 연구는 더딘 상황이다. 한 대학 교수는 “국내에서 지진해일 빈도는 물론 피해도 낮아 최근 몇 년간 관심도가 떨어졌고, 노토반도 강진 이후에도 바로 관련 사업이 추진되진 않았다”며 “기후변화와 같은 대규모 연구에 밀려 지진해일 분야는 거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앞서 예측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지진해일 규모를 잘못 예측한 이후 8년에 걸쳐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해 예측이 틀린 이유를 찾았다. 지금은 모델을 개선하고 인공지능(AI)까지 도입해 더욱 정확한 시뮬레이션과 효율적인 대피 경로 등을 설계하고 있다.
이번에 화두가 된 난카이 대지진은 30년 이내 발생할 확률이 70~80%로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대지진’으로 불린다. 연구자들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 어떤 피해가 올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한다. 난카이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우리도 지진해일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서둘러서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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