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와 대담 40분 지연…‘X 정치’ 재개부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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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경쟁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에 눌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와 장시간 인터뷰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 밤(현지시각) 테슬라 창업자이기도 한 머스크와 엑스의 음성 채팅 서비스 '스페이스'에서 2시간가량 인터뷰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를 앞두고 엑스에 여러 건의 동영상과 글을 올리며 과거 '트위터 정치'를 재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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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내내 상대 헐뜯기 집중
미국 대선 경쟁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에 눌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와 장시간 인터뷰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는 ‘절연’을 선언한 엑스 계정도 다시 사용하면서 자신에게로 관심을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 밤(현지시각) 테슬라 창업자이기도 한 머스크와 엑스의 음성 채팅 서비스 ‘스페이스’에서 2시간가량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번에도 멕시코 국경 문제를 놓고 해리스 부통령을 깎아내리는 데 집중했다. 한 달에 수백만명이 국경을 넘는다며 과장된 숫자를 제시하고는 “5천만, 6천만명이 넘어올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나라를 계속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베네수엘라 같은 곳이 일부러 “살인자들”과 “마약상들”을 보낸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상대를 경멸하는 표현도 수시로 사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3류”이고 “급진적 좌파 미치광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고 “이제는 지능지수(IQ)가 전혀 없다”고 했다. 질문과 상관없이 주제를 수시로 바꾸고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일도 잦았다. 지난 8일 집에서 1시간 넘게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는 지난달 그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머스크가 방치하면서 장광설이 더 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자신은 핵전쟁을 막으려고 실용적 외교를 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결과 만남을 소개했다. “난 그의 땅으로 걸어들어갔다. 누구도 나 전에는 그의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2019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인사 도중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잠시 넘어간 일을 언급했다. “그는 나를 정말 좋아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를 앞두고 엑스에 여러 건의 동영상과 글을 올리며 과거 ‘트위터 정치’를 재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2016년 대선 때 트위터를 선거운동에 적극 활용하고 집권 뒤에도 중요한 메시지 도구로 쓰는 ‘트위터 정치’를 했다. 그의 계정은 팔로어가 8천만명이 넘는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인 2022년 말 ‘1·6 의사당 난동’ 사건으로 정지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원시켜줬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쓰고 트위터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엑스를 다시 사용한 것은 피의자 사진(머그샷)을 올려놓고 선거자금 기부를 요청한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이다.
하지만 ‘엑스 정치’ 재개는 출발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인터뷰는 애초 저녁 8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접속 장애로 40분가량 늦어졌다. 머스크는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디도스 공격이 사실이라면 고의적 공격을 당했다는 얘기다. 인터뷰의 청취자는 100만~120만명이었다. 지난해에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 선언을 엑스 플랫폼에서 머스크와의 대담 형식으로 했으나 접속 장애로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여론조사 평균에서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은 더 초조해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매체 더힐은 자사와 ‘디시전 데스크 에이치큐(HQ)’가 각종 여론조사들을 평균한 값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0.3%포인트 앞서면서 역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연방수사국(FBI)은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자료가 해킹당한 것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해리스 부통령 캠프에 대한 해킹 시도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연방수사국이 이란 쪽에 의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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