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이미지 때문에 안 사”…중국에서 외면받는 K뷰티
지난해 초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를 선언한 중국의 경제는 대내적으로는 경기 둔화,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패권 갈등 등을 겪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도 소비 형태 등 변화를 보이는데, 한국 제품에 대한 시각도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부 활동이 늘어나며 의류·미용 제품 등 소비가 크게 늘었는데, 국가나 기업 이미지 때문에 한국 미용 제품보다는 자국 또는 일본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발표한 ‘중국 소비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조사 응답자의 38.3%가 리오프닝 이후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소비 규모가 유사하다는 응답자는 36.5%, 소비를 늘렸다는 응답자는 25.2%였다.
나이별로 보면, 5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나마 소비를 늘렸다고 답한 나이는 20대가 31.7%로 가장 많았다. 리오프닝 이후 구매를 늘린 품목은 의류(54.3%), 식품(50.8%), 미용 제품(41.3%) 순이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52.8%는 미용 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한국 제품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이들은 전년 조사(54.5%)보다 3.9%포인트 하락한 50.6%를 차지했다. 특히 ‘아주 좋다’고 답한 이들이 10.5%로 전년(19.3%)보다 크게 하락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55.6%)이 남성(45.6%)보다 한국 제품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나이별로 보면 20대 응답자의 호감이 가장 컸다. 20대 응답자 57.6%가 한국 제품을 긍정적으로, 6.1%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한국 제품에 비호감이 상대적으로 큰 연령대는 50대(13.1%)와 30대(10.1%)였다.
최근 5년 안에 한국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전체의 53.3%로, 전년 조사(43.1%)보다 10.2%포인트 상승했다.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 제품은 식품(54.6%), 의류(50.1%), 미용 제품(50.0%) 순이었다. 식품과 의류의 경우 전년 조사 결과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었지만, 미용 제품은 전년(58.0%)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보고서는 “대부분 상품에 대한 구매 경험자 비중이 전년 조사보다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기업이나 국가 이미지 때문에 한국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기업 이미지 때문이라고 답한 이들은 51.5%로, 전년(28.6%)보다 가장 큰 폭(22.9%포인트)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리뷰는 52.7%로 전년보다 16.8%포인트, 국가 이미지는 46.4%로 전년보다 11.8%포인트 더 늘었다. 보고서는 “최근 소원해진 한·중 관계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제품 대신 중국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한 이들은 63.1%였고, 일본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이들은 14.4%였다. 각각 전년 조사보다 4.9%포인트, 3.9%포인트 증가했다. 미국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이들은 7.4%로 전년(14.0%)보다 절반으로 하락했다. 미·중 갈등이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화장품 등 미용 제품의 경우 중국 시장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가 이미지 제고는 기업 영향력 밖에 있어 기업 이미지 구축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내 일본 상품 및 중국 국내기업 상품의 디자인 등 제품력과 마케팅을 분석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제품이라도 중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을 입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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