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환자에 고개 들이밀어 숨지게 한 70대 2심도 무죄

[광주=뉴시스] 광주고등법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에서 다툼 도중 자신의 머리를 들이밀었다가, 뒷걸음 친 다른 입원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인정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13일 201호 법정에서 폭행치사 혐의로 1심서 무죄를 받은 A(76)씨의 항소심에서 검사 항소를 기각,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3월27일 광주 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또 다른 입원 환자 80대 B씨와 다투다 넘어지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화장실 이용 문제로 다투다 언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고개를 내밀며 '때릴 테면 때려 봐라'라고 하며 다가갔다. 이에 B씨는 둘 사이에서 만류하는 요양보호사를 잡은 채 뒷걸음질치다 함께 넘어졌다.

이후 머리가 크게 다친 B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 도중 숨졌다.

검사는 A씨가 다툼 도중 B씨에게 일종의 유형력(물리적 힘)을 행사해 넘어뜨리게 한 만큼, 폭행치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목격 증언 등에 비춰 당시 서로 거리가 있었고 머리를 들이밀었다고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욕설 하며 시비하려 오는 B씨에게 A씨는 '때릴 테면 때려봐라'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여 폭행의 의도는 없어 보인다. 사망에 대한 예견 가능성 역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앞선 1심도 고개를 들이민 행동은 폭행죄의 성립 요건인 유형력 행사에 해당하지만 일률적으로 모두 폭행이 되지는 않고, 폭행치사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어 보인다며 A씨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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