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촬영 언론인, 증오 범죄 혐의 압수수색·체포

윤유경 기자 2024. 8. 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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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경찰이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들의 시위 장면을 촬영한 독립 비디오그래퍼를 증오 범죄 혐의로 체포했다.

CPJ의 미국·캐나다 및 카리브해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캐서린 제이콥슨(Katherine Jacobsen)은 지난 7일 성명에서 "뉴욕 당국이 독립 비디오그래퍼 사무엘 셀리그슨을 증오 범죄 혐의로 체포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사법 당국이 그 이유를 설명할 것을 촉구한다"며 "언론인은 시위를 기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체포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취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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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디어 동향]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장면 촬영한 비디오그래퍼 체포·기소
언론인보호위원회 "언론인은 체포, 보복 두려움 없이 취재할 수 있어야" 비판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지난 6월 브루클린 박물관 고위 관계자들의 집에 붉은 페인트를 뿌린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들의 시위 현장. 2024년 6월13일 NBC News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미국 뉴욕 경찰이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들의 시위 장면을 촬영한 독립 비디오그래퍼를 증오 범죄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이 언론인의 취재와 기록 행위를 범죄화하고 있다는 국제언론단체의 비판이 나온다.

지난 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현지시간 6일 독립 비디오그래퍼 사무엘 셀리그슨(Samuel Seligson)을 체포했다. 그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증오 범죄 혐의 등 총 8건의 범죄 혐의를 적용해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그의 집을 두 차례 압수수색했다. 셀리그슨은 지난 6월12일 브루클린 박물관 고위 관계자들의 집에 붉은 페인트를 뿌린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들의 시위에 동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셀리그슨은 박물관 관장과 회장의 아파트 외벽을 훼손한 활동가들과 동행했다. 활동가들은 박물관 관장과 회장이 대량 학살을 지지한다고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문과 인도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유대인인 박물관 회장의 아파트 입구에는 그를 “백인 우월주의자 시오니스트”라고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 2024년 8월7일 AP통신 보도 갈무리.

해당 시위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브루클린 박물관 로비를 점거하고 예술품을 파손한 지 며칠 후 발생했는데, 시위자들은 박물관 지도부와 이사회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행동을 지원하는 등 연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고소장에는 셀리그슨이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묘사돼있지만, 경찰 관계자는 AP통신에 그가 스프레이 페인팅이나 재산 피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비디오그래퍼가 항의 행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이 언론인의 취재와 기록행위를 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대인인 셀리그슨은 주류 언론사에 촬영한 영상을 라이선스를 받아 판매해 왔다. 셀리그슨의 변호인 리나 위디(Leena Widdi)는 AP통신에 셀리그슨은 자격을 갖춘 언론인으로서 행동한 것이며 증오 범죄 혐의는 경찰과 검찰의 과잉수사라고 지적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는 경찰의 체포를 비판하며 해명을 촉구했다. CPJ의 미국·캐나다 및 카리브해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캐서린 제이콥슨(Katherine Jacobsen)은 지난 7일 성명에서 “뉴욕 당국이 독립 비디오그래퍼 사무엘 셀리그슨을 증오 범죄 혐의로 체포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사법 당국이 그 이유를 설명할 것을 촉구한다”며 “언론인은 시위를 기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체포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취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언론자유재단(FPF·Freedom of the press foundation)도 같은 날 셀리그슨의 체포가 저널리즘을 범죄화하려는 시도라고 경고했다. FPF는 “타인의 기물 파손 행위를 기록한 기자를 증오 범죄로 기소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언론인을 기소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며, 언론인이 실제 증오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있다면 뉴욕경찰은 증거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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