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OTT를 품자"…'적과의 동침' 나선 IPTV

최은수 기자 2024. 8. 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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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포티비 제휴 부가서비스 출시…스포츠팬 공략
OTT 인기에 IPTV 주춤하자 제휴 맺어 활로 꾀해
KT는 지니 TV 월정액 부가 서비스 ‘스포티비 프라임 나우(SPOTV Prime NOW) 패키지’를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사진=KT)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IPTV(인터넷TV) 사업자들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서비스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늘어나는 OTT 시청자를 TV로 유인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이다. 단순 드라마, 영화를 넘어 스포츠, 해외 오리지널 콘텐츠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KT는 13일 지니 TV 월정액 부가 서비스 ‘스포티비 프라임 나우(SPOTV Prime NOW) 패키지(월 1만9800원)’를 출시했다. 해외 축구, 야구, 농구 등 세계 스포츠 콘텐츠를 생중계로 제공하고 있는 지니 TV 유료 채널 ‘스포티비 프라임’과 스포츠 OTT ‘스포티비 나우’ 이용권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형태다.

KT 측은 "스포티비 유료 채널의 이용률 증가와 지니 TV 콘텐츠 이용 트랜드를 반영해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패키지 가입자들은 PC와 모바일 기기에서 ‘스포티비 프라임 나우’ 앱을 통해 24-25시즌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손흥민, 황희찬 출전),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이강인, 김민재 출전)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김하성 출전), 미국프로농구(NBA) 등 팀을 선택하면 주요 해외 메이저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최근 스포츠 콘텐츠를 OTT로 즐기는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지니TV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니TV는 KT의 IPTV로, 지난 2022년 10월 올레tv에서 서비스명을 바꾼 뒤 OTT, 유튜브, 실시간 채널, 주문형 비디오(VOD) 등 각종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미디어포털을 도입했다.

특히 국내외 OTT와 제휴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셋톱박스 리모컨에 디즈니 플러스 연결 키를 탑재했고 결합 요금제를 선보였고, 국내 IPTV 최초로 티빙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KT에 따르면 지니TV는 미디어 포털을 도입한 지 1년 뒤 TV 전체 이용자 수가 이전보다 두 배 늘었다.

KT를 비롯한 국내 IPTV 사업자들은 OTT와 제휴를 확대하는 추세다. IPTV와 OTT를 동시에 가입하면 OTT 이용료를 할인해주거나 TV에서 리모컨으로 OTT를 손쉽게 구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자사 IPTV U+tv에 아마존프라임비디오·피콕·와우 등 해외 OTT 전 장르의 콘텐츠 7만여 편을 시청할 수 있는 구독 상품 ‘유플레이’를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5월 IPTV 서비스 Btv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조합한 신규 요금제를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대가 산정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지만 작년 9월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면서 상호 소송을 취하하고 SK텔레콤과 함께 3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IPTV 업체들이 경쟁 사업자인 OTT와 제휴를 확대하는 배경은 시장 정체가 꼽힌다. OTT가 미디어 시장 주류로 떠오르면서 IPTV의 성장은 주춤한 상태다. 실제 KT의 지난 2분기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고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의 IPTV 매출은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LG유플러스는 0.2% 줄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공표한 지상파·유료방송·PP 등 361개 방송사업자의 '2023 회계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작년 IPTV 3사 유료 VOD 매출액은 4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유료 VOD 대신에 OTT 구독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TV로 OTT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늘어나고 있다. 방통위가 발표한 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TV를 통해 OTT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22.1%로 전년 대비 5%포인트 넘게 늘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OTT는 IPTV의 경쟁재이자 보완재 역할을 한다"라며 "OTT를 큰 TV 화면으로 즐기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수요 증가에 맞춰 '락인(잠금)효과'를 노리기 위해 제휴를 지속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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