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배가다 갓 벗었다던 '관탈섬' 해양보호구역 추진

고성식 2024. 8. 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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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추자도 군도(크고 작은 섬 무리) 중 가장 남쪽에 있는 관탈섬과 그 인근 해역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13일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최근 제주시 추자면 관탈섬(대관탈도·소관탈도) 주변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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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대관탈도·소관탈도 반경 15∼20㎞ 지정안…환경단체 "환영"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추자도 군도(크고 작은 섬 무리) 중 가장 남쪽에 있는 관탈섬과 그 인근 해역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제주 관탈섬 [강창완 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회장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3일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최근 제주시 추자면 관탈섬(대관탈도·소관탈도) 주변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계획을 밝혔다.

해수부 계획에는 해초류와 산호류 등의 서식지 조사 구역을 중심으로 생태계 확산범위와 연결성을 고려해 관탈도 반경 약 15∼20㎞를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이 계획에 의하면 대관탈도·소관탈도 포함 961.54㎢가 해양보호구역에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제주도가 해양공간관리계획에 따라 관할하는 수역 9천600.59㎢의 10%에 해당하며 제주도 해양보호구역 지정 사상 가장 넓은 면적이다.

해양보호구역은 특별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특정 공유수면의 해양생태계와 해양생물 등을 국가나 지자체가 지정하고 관리하는 구역을 말한다.

관탈도 주변 해역은 황금어장을 손꼽힐 정도로 해양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곳으로 알려졌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제주 난류가 통과하는 곳으로 다양한 해양생물의 이동통로이자 서식지로 중요하다"며 "또 보호종인 상괭이가 관탈도 인근 수역까지 서식 범위를 늘리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관탈도 주변 해역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또 "해양보호구역 지정으로 관탈도 주변 해역에 대한 강화된 조사·연구가 가능해 해당 수역의 높은 가치를 확인하고 제주도 본섬과 추자도 사이의 해역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다른 지역 어민들의 안강망 조업 등 어장 황폐화 원인이 되는 어획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어업권 분쟁을 막고 제주 어민들이 지속 가능한 어업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추자면 묵리에 속한 관탈섬은 추자도 군도 최남단과 제주도 본섬 사이에 있는 바위로 된 섬이다. 제주항에서 배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조선시대에 제주로 보내진 유배인들이 유배의 신세를 절감하며 갓을 벗는다고 해 관탈(冠脫)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탈 등으로도 불린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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