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조정석 “전씨에 일갈, 말 안되는 판타지지만 시원”[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8. 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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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봐도 알던 故이선균, 다시 볼 수 없어 아쉬워”
조정석이 故이선균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털어놨다. 사진 I 잼엔터테인먼트
“(故이선균에 대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채 영화를 보려고 노력했어요. 결국 무너지고 말았지만요. ‘행복의 나라’는 여러모로 특별해요. (형을) 더는 볼 수 없어 사무치게 아쉽고, (극 중 인물이, 전씨에 대한 일갈이) 말도 안되는 판타지지만 시원했고, 쉽지 않은 도전이라 뿌듯했고요.”

코미디 영화 ‘파일럿’으로 여름 극장가를 꽉 잡더니, 이번엔 시대물 ‘행복의 나라’로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8월을 독점한 남자, 조정석(43)이다.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정말 극과극 결의 작품인데 (이번에도)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며 “두 작품에서 몸무게 차이는 기본 비주얼부터 알맹이까지 완벽하게 달랐다. 모두 무사히 관객과 만나게 돼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14일 개봉하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는 대통령 암살에 가담한 군인, 그리고 그의 변호인 이야기다.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묵직한 브로맨스.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인 197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핵심 소재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사태,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재판이다.

사건 가담자들이 재판에 넘겨지고 변호인단이 꾸려지지만, 유일한 군인 신분으로 유일한 단심제가 적용된 박태주의 변호를 맡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질 않는다. 변호사 이만식(우현 분)이 이끄는 변호인단은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옳고 그름보단 이기는 게 장땡”이라는 가치관을 지닌 정인후에게 맡긴다.

영화 ‘행복의 나라’ 스틸. 사진 I NEW
조정석은 웃음기를 쫙 빼고 고(故) 이선균과 함께 작품을 우직하게 이끈다. 그가 연기한 ‘정인후’는 당시 재판에 참여한 서른 명이 넘는 변호사들을 하나로 응축해 창작된 인물이다. “레퍼런스가 있는 인물이 아니었기에 더 자유로웠다”는 그는 “장단점이 분명 있기 마련인데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자유롭게 영화적으로 상상하고,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 ‘변호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실 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작품 자체는 다르지만 정인후라는 인물만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웃음) 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선 이 인물의 전사를 분석하고 치열한 법정신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인물로 해석하고 연기했어요. 특히 클라이맥스 골프장 신은 말도 안되는 판타지지만 시원했고요.”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한 소감도 밝혔다. 조정석은 먼저 유재명 배우에 대해 “정말 최고 아닌가. 사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카메오 출연해주셨을 때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행복의 나라’ 출연을 제안드렸다. 꼭 함께 하고 싶었고 이뤄져 행복했다. 무섭고 위협적인, 새로운 아우라에 압도당했고 그 기운 덕분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이선균도 추억했다. 그는 “(선균) 형과는, 거짓말처럼 들리실지 모르지만, 눈만 봐도 알 것 같은 그런 사이였다. 촬영 전부터 이미 우린 일적인 대화부터 사적인 대화, 가벼운 농담들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기운을 주고 받았다. 그걸 베이스로 컷에 들어가면 뭘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극 중 두 인물의 어떤 브로맨스가 형성돼갔다. 그게 화면 안에 잘 담긴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셋이 모여 있으면 항상 즐거웠어요. 재명이 형이 진지하게 나오면 괜히 ‘그런 분위기 아닌데?’라면서 까불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촬영할 때 몰입했던 기운 때문에 중간 중간에는 모여서 놀기 힘들었고(웃음) 그날 촬영이 다 끝나고 나면 오손도손 모여서 재밌게 지냈어요. 무섭다가 러블리로 돌아오는 (재명이) 형을 보면서 또 한 번 무서웠어요. 하하!”

조정석이 ‘파일럿’에 이어 ‘행복의 나라’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 I 잼엔터테인먼트
비슷한 시대 배경과 소재를 품고 있는 천만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조정석은 “그 후광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진 도무지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중심이 다른 만큼 보시면 또 다른 감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가 더 깊은 작품이니 한번쯤 어떤 생각에 잠기지 않으실까 싶다. 깊은 여운을 안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늘 그렇듯 제 연기는 단연 아쉬움이 남지만, 우리 영화의 만듦새 만큼은 굉장히 만족해요. 의도한 대로 잘 담기지 않았나 싶고요. ‘파일럿’의 좋은 기운을 받아 ‘행복의 나라’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을 물으니, “‘오랜만에 진짜 영화를 봤다’는 반응이었다. 그런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듣고 나서 가장 행복했던 말”이라고 답했다.

그런가하면 쉼 없는 영화 개봉에 이어 오는 30일에는 넷플릭스 ‘신인가수 조정석’도 공개된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음악에 진심 20년 차 배우 조정석의 신인 가수 데뷔 프로젝트다.

일 벌이기 가장 좋아하는 조정석의 친한 형 정상훈과 MZ 세대가 열광하는 문상훈이 가수 데뷔를 돕는다. 최고의 보컬리스트이자 조정석의 영원한 뮤즈인 거미, 한국 힙합의 자존심 다이나믹 듀오를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헉’ 소리나는 레전드 아티스트들이 지원군으로 나선다. ‘꽃보다 청춘’으로 조정석과 호흡을 맞췄던 양정우 PD가 연출을 맞았다.

조정석은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 일단 다 완전히 다른 장르라 다행이고, 그 시작을 ‘파일럿’이 잘 끊어줘서 정말 고맙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부담감도 큰데, 순차적으로 다 잘 닿기를 바라고 있다. 최대한 이 부담감을 다스리고 잘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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