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아파트 투기’ 집중 단속…“강남에서 수도권으로 확대”
13일부터 합동으로 현장점검반 가동
가격 담합, 보상투기, 집값 띄우기 등 조사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도 기획단속 포함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A씨는 20억원에 서울의 한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양도소득세 7억원이 발생했다. 양도소득세 중 일부인 1억 8000만원을 매수인 B씨가 대납했지만, 이를 거래대금에서 제외해 신고하며 거래신고법 등 위반 의심사례로 적발됐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과 집값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허위 가격 신고, 대출 규정 위반 등 이상거래에 대해 13일부터 기획조사에 돌입했다.
우선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서울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에서의 이상거래 조사를 시작으로 1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전 지역으로 점검 대상을 확대한다.
국토부는 특히 시세보다 집값을 높여 계약한 뒤 차액을 반환해 집값을 띄우는 ‘업계약’ 사례를 감지하고 집중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5개 현장점검반을 운영한다. 점검 대상은 올해 주택 거래 중 자금조달계획의 적정성이 의심되거나 허위 거래 신고 등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거래다.
현장점검반에는 국토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지방자치단체(서울시·경기도·인천시), 한국부동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참여한다.
국토부는 현장점검반 운영과 함께 올해 수도권 주택거래 신고 전체를 대상으로 내년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친 기획조사를 한다. 신고가 거래 신고 후 해제하거나, 장기간 미등기 상태로 두는 등의 가격 띄우기 의심 거래, 자기 자금 비율이 과소한 편법대출 의심 거래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특히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 일환으로 예고한 수도권 신규 택지 발표와 관련 서울·수도권 인근 그린벨트와 인접지역 토지 이상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도 한다.
다만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거래가 불가능한 만큼 눈에 띄는 거래가 발생하고 있진 않다. 특히 인근 주민들은 그린벨트와 그 인근 지역 주인들이 매물을 전혀 내놓고 있지 않아 거래 과열 조짐이 일어날 수 없다고 전하고 있다. 서울 내 대표 그린벨트 해제 유력지로 언급되고 있는 서초구 내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곳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언급될 때마다 유력후보지로 말이 나왔지만 매번 해제가 안됐고, 주인들도 굳이 매물을 내놓을 의지도 없는 상태”라면서 “게다가 바로 토허제로 묶이면서 거래가 이뤄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정부는 국세청은 탈세 의심 사례로 통보된 건을 자체 보유 과세 정보와 연계해 자금 출처를 분석하고, 탈루 행위가 확인되면 세무 검증을 할 계획이다. 또 금융위와 행정안전부는 금융회사 검사를 통해 대출 규정 미준수 의심 사례를 확인하고, 대출금을 용도 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대출금 회수 조치를 한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금융위,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지자체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이상거래 모니터링과 현장 점검, 실거래 조사를 통해 투기 수요는 철저히 차단하고 불법적인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93만건에 이르는 주택거래 신고를 모니터링해 이상거래를 분석하고 있다며 대표적 위법 사례를 공개했다.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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