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산단산책⑥] 거리는 아름답게, 환경은 깨끗하게...노후 이미지 탈피 울산 산단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2024. 8. 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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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출범 60주년...‘K제조업 메카’로
울산산단, SK와 함께 ‘아름다운 거리’ 조성
폐열 재활용 ‘스팀 하이웨이’로 환경도 지켜

대한민국에 있는 수많은 산업단지들 중 조성된 지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는 울산 국가산업단지가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잡초가 무성하고 좁아서 다니기조차 어려웠던 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물론, 방류수를 재이용하고 남아도는 스팀을 공장들이 공유하는 등 환경까지 깨끗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 산단 내 ‘아름다운 거리’ 조성 현장. 원래는 산책로 없이, 오른쪽 부분처럼 풀만 무성하게 자라 보행자가 다니기 어려웠다. <울산=이호준 기자>
울산 산업단지는 노후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구조고도화 사업의 일환인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국비 20억원을 투입해 근로자 쉼터, 걸어다닐 거리 조성을 비롯한 환경개선사업을 하고 있다.

오재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역본부 혁신기획팀 과장은 “기존 울산 산단 내 거리들은 휴식공간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데다, 거리에 풀이 자라고 인도 폭도 좁아 근로자들이 통행하는 데 애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오 과장은 이어 “구조고도화 사업을 통해 주로 청년층 근로자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조성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산단은 근로자 쉼터 외에도 녹지 조성, 인도 블록 정비, 무인카페와 매점, 전기 충전소를 비롯한 생활 서비스까지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국비뿐만 아니라 대기업 투자도 받았다. 아름다운 거리 조성에 울산 지역 대표 기업인 SK도 뛰어든 것이다. SK는 정부보다 많은 30억원을 투자했다. 울산 SK이노베이션 입구부터 SK지오센트릭 사이 1.2㎞와 태화강 하구 둑에서 시작되는 1.5㎞를 비롯해 총 2.7㎞ 구간을 아름다운 거리로 만들어 울산 산단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여러 볼거리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성호삼 SK에너지 부장은 “공장도 회색 빛깔이 아닌 활기찬 분위기로 탈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울산 산단을 일종의 관광지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매직스피어’라는 원형 구 건축물도 연내 울산 산단 내에 설치될 예정이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전시된 건축물인데, 이를 설치하면 명물이 되겠다고 판단해 현재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SK는 또 ‘미디어파사드’ 설치에 대한 협조까지도 하고 있다. 장생포 문화창고 근처에 탱크 여러 대로 만든 벽면을 활용해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될 예정인데, 고래들이 헤엄치는 듯한 모습이 비춰져 특히 밤에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이와 함께 SK는 ‘행복CC’라는 이름의 후생관 건물도 짓고 있는데, 건물 앞을 공원으로 만들어 외부인도 이용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아름답게 꾸며질 거리뿐만 아니라 환경까지도 깨끗한 산단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 하에 ‘스팀 하이웨이’ 사업도 진행 중이다. 스팀 하이웨이는 산단 내에서 발생하는 폐열과 잉여증기를 인근 수요기업들에 공급하는 스팀 배관망을 일컫는다. 이를 활용하면 소나무 2800만그루와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 5만대를 설치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산단 입주기업의 생산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인근 수요기업에 공급해 자원순환형 산업단지로의 전환을 이뤄내는 게 목표다. 향후에는 산단 내 에너지 공급 기업과 수요기업을 매칭해 시설 설치 등을 검토하고 에너지가 절감되는 ‘무탄소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울산 산단 내 용암 공공폐수처리시설. <울산=이호준 기자>
방류수도 재이용하고 있다. 산단 내 이용된 방류수를 회수해 정화 처리한 후 인근 기업의 생산에 필요한 공업용수를 제조·공급하는 ‘용암 공공폐수처리시설 방류수 재이용 사업’을 통해서다.

울산 지역은 낙동강 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정수에 따르는 비용이 올라가고 가뭄과 장마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안정적인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자원 재이용 업종 기업인 비케이이엔지가 사업주체로서 방류수를 회수해 순수 여과수로 정수처리한 후 입주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상윤 비케이이엔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해당 사업을 통해 연안해역 수질 보호 및 기업체 폐수와 오염물질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등 환경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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