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끝내고 ‘정치’ 마주한 마크롱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김태훈 2024. 8. 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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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폐막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프랑스는 금메달 16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22개를 따냈다.

바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다만 "올림픽 기간 동안 임시로 총리를 맡아 달라"는 마크롱의 부탁에 따라 퇴진이 예정된 아탈의 '시한부' 과도정부가 프랑스를 이끌고 있다.

올림픽 폐막식 하루 만인 12일 프랑스 사회당은 마크롱을 겨냥해 "빨리 새 총리를 임명해 정부를 구성하도록 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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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폐막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프랑스는 금메달 16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22개를 따냈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에 이어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때 7위(금메달 11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7위(금메달 10개), 2020 도쿄 올림픽 때 8위(금메달 10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종합 순위와 금메달 수에서 모두 일취월장했다. 개최국 프리미엄이 있었겠지만, 스포츠를 향한 프랑스인들의 열정도 한몫했을 것이다. 수영 4관왕 레옹 마르샹(22)과 유도 2관왕 테디 리네르(35)는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 스타로 부상했다.

11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VIP석의 귀빈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다. 마크롱 왼쪽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EPA연합뉴스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그 누구보다 바빴던 인물이 있다. 바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그는 대회 기간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 휴가지로 활용해 온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별장에 주로 머물렀다. 그래도 프랑스 대표팀이 출전하는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마다 파리로 이동해 선수는 물론 일반 국민들과 영광의 시간을 함께했다. 마크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메달을 딴 프랑스 선수들의 사진과 그들의 뛰어난 성취를 ‘위대한 프랑스’로 포장하는 글들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모든 잔치는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프랑스 선수들이 메달을 쓸어 담으며 고조됐던 열기는 보름가량 경기장을 밝게 비춘 성화가 꺼짐과 동시에 식었다. 프랑스인들은 지난 7월 하원의원 총선거 결과 여소야대 의회가 출현했고, 따라서 총선 민심을 반영한 새 정부가 출범해야 한다는 엄연한 현실에 새삼 눈을 떴다.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낸 사표는 마크롱에 의해 수리됐다. 다만 “올림픽 기간 동안 임시로 총리를 맡아 달라”는 마크롱의 부탁에 따라 퇴진이 예정된 아탈의 ‘시한부’ 과도정부가 프랑스를 이끌고 있다.

프랑스 파리 하원 의사당 건물 위로 프랑스 국기 삼색기가 나부끼고 있다. 지난 7월 총선에서 집권 중도당이 패배하며 여소야대 의회가 출현한 가운데 원내 1당인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FP)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야당 출신 인사의 총리 임명을 요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림픽 폐막식 하루 만인 12일 프랑스 사회당은 마크롱을 겨냥해 “빨리 새 총리를 임명해 정부를 구성하도록 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사회당 등 좌파 정당들이 연합한 신인민전선(NFP)은 지난 총선에서 집권 중도당을 누르고 원내 1당이 되었다. NFP는 올림픽 개막 직전인 7월23일 좌파 성향의 루시 카스테트 파리시 재무국장을 총리 후보자로 선정해 마크롱에게 임명을 촉구했다. 당시 마크롱은 “지금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최우선 과제”라며 거부했다. 이제 올림픽도 막을 내렸다. 잔치를 끝낸 마크롱이 다시금 골치 아픈 정치와 마주하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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