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코지마의 유행가가 된 ‘아리랑’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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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항편이 취항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한 일본 미야코지마는 특히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춘 일만 있었던 게 아니라, 아리랑이 유행한 것은 마을 누나들과 함께 빨래하면서 교류했기 때문이에요(요나하 히로토시/미야코지마 주민)."
그들 사이에 싹튼 '오고 감'이 아리랑을 저절로 미야코지마에 스며들게 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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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항편이 취항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한 일본 미야코지마는 특히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미야코지마는 오키나와에서 가면 비행기로 한 시간, 타이완과 오키나와 중간 쯤에 위치한 섬입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지만 꽤 오래전 미야코지마에서 '아리랑'이 '유행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 '아리랑'을 유행시킨 이들
일본군은 태평양 전쟁 말기 본토 수호를 외치며 오키나와에 집결합니다.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로 남아 있는 오키나와 전투의 서막입니다.
미야코지마에도 3만 명의 일본군이 밀려 들어옵니다. 당시 주민이 5만 명 가량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일본군이 한꺼번에 진주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군과 함께 섬에 온 조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군 지원을 위해 한반도에서 '군속'으로 동원된 이들과 '위안부'였습니다.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서 (우물을) 열심히 파니까 들렸습니다만...부르니까 저절로 들린 거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라고 노래 부르네 하고 들었어요(이라부 미요/미야코지마 주민)."
밭일을 하면서도 아리랑을 흥얼거릴 정도로 아리랑을 자주 부른 이라부 할머니는 자신의 집안 밭에 우물을 파던 조선 군속들이 아리랑을 부르던 걸 뚜렷이 기억했습니다.
갑자기 많은 수의 군인이 들어와 여기저기서 진지 공사들을 진행했고,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우물도 새로 팠습니다. 그 우물을 파 준 고마운 사람으로 조선 군속들을 기억하고 있는 겁니다.
■ 특별했던 그들의 관계
미야코지마 사람들에게 어느날 군과 함께 나타난 '위안부'들은 좀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농사일로 검게 그을린 현지 주민들과 달리 하얀 피부에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위안소 주변에도 소나 말의 꼴을 베러 부근을 왔다갔다 했으니까요. 처음에는 일본군 막사였는데 예쁜 누나들이 보여서 왜 병사 숙소에 여성들이 있나하고 의아했죠. 소학교 5학년 시선으로 보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정말 예쁜 누나들이었어요(요나하 히로토시/미야코지마 주민, 위안부를 만난 할아버지)."
일본군은 미야코지마에서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군 사기를 올리기 위한 것인데, 여기에 동원된 것도 위안부들이었습니다.
"군기제라는 행사를 열었는데 위안소에 있던 누나들도 그 행사에서 아리랑을 부르면서 춤을 췄습니다.
손수건 같은 것을 흔들면서 양쪽으로 나뉘어 노래를 부르고(요나하 히로토시/미야코지마 주민)"
마을 주민들도 일본군 행사에 가서 아리랑을 들었습니다. 요즘으로 하면 군 위로 방문행사에 나타난 '가수'를 인근 주민들이 봤었던 걸까요? 하지만 주민들은 단순히 행사에서 '아리랑'을 들었다고 유행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춘 일만 있었던 게 아니라, 아리랑이 유행한 것은 마을 누나들과 함께 빨래하면서 교류했기 때문이에요(요나하 히로토시/미야코지마 주민)."
우물가, 또 빨래터에서 위안부들과 마을 사람들이 교류했다는 증언은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들 사이에 싹튼 '오고 감'이 아리랑을 저절로 미야코지마에 스며들게 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누구에게 배웠다는 말은 들은 적은 없지만요. 참 이상한 건, 저도 확실히 누구한테 배웠다고 들은 적은 없지만 그 연령대 분들 중 여러 명이 이 노래를 부를 줄 알아요. 아리랑을요.(우에사토 기요미/ 미야코지마 주민)"
이제 아리랑을 조선 군속이나 위안부들에게 직접 배웠다는 분들은 많이 돌아가시고 살아계신 분들도 90대입니다.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유행가 '아리랑'의 기억.
시사기획창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시사기획창 '오키나와 아리랑' 8월 13일 KBS1TV 저녁 10시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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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기자 (neo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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