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 연예인 섭외에만 수천만원···“교육부 관리·감독 필요”
광주지역 대학교가 축제 시즌 연예인 섭외를 위해 수천만원씩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대학 축제 1회당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9000만원까지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비용은 교비(세금)와 학생회비에서 충당됐다.
2023년 광주지역 대학별 축제 비용은 전남대가 991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호남대 9500만원, 광주교대 4850만원, 송원대 348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호남대의 경우 전체 축제 비용 중 연예인 섭외 비용이 64.8%를 차지했다. 무대 설치비를 포함하면 대부분 예산이 연예인 공연에 쓰였다.
‘연예인 섭외’가 대학 축제의 성공 여부를 결정 짓게 되면서 관련 업무를 아예 용역업체나 기획사에 맡기는 학교도 있다.
전남대는 국내 정상급 가수 및 클럽파티 DJ, 공중파TV 아나운서 경력자 등을 용역 입찰 제안 조건으로 내걸었다.
축제 집행 예산을 공개하지 않는 대학교도 많다. 연예인 섭외 비용도 해마다 급증해 대학 살림에 축제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시민모임은 설명했다.
시민모임은 대학 축제가 ‘지성’ 보다 ‘돈’이 중요해졌고, 학생은 생산 주체에서 소비의 주체로 전락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연예인을 교정에 불러 모을 수 있는가로 대학의 명성과 축제의 완성도를 증명하게 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학 축제가 참여, 다양성, 진취성의 전통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인을 소비하는 일에 대학 축제 예산이 편중되지 않고 투명한 학사운영이 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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