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독일 언론사 홈피 복제해 가짜뉴스 유포”

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 IT업체가 독일 유력 언론사와 똑같은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 허위 정보를 유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독일 매체들이 12일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바이에른주 헌법수호청과 서방 정보기관을 인용해 이같은 가짜뉴스 웹사이트의 배후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제재 목록에 오른 러시아 IT업체 2곳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독일 정보기관은 2022년 9월부터 SZ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슈피겔·디벨트 등 자국 유력 매체 홈페이지와 똑같이 꾸민 이른바 ‘도플갱어’ 웹사이트를 추적해왔다.

가짜뉴스는 ‘워싱턴(미국)의 호의가 우리 아이들 미래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노년층 의료비 문제에 눈감고 있다’ 등 독일 정부 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대선과 프랑스 총선, 이스라엘 전쟁을 다루기도 했다.

독일 언론사를 가장한 가짜뉴스뿐 아니라 러시아 정부 입장에 가까운 독일 극우매체 기사를 그대로 퍼 나른 경우도 있었다.

바이에른 헌법수호청은 작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페이스북과 엑스(X·옛 트위터)를 거쳐 유포된 가짜뉴스를 7983건으로 집계했다.

이들은 홈페이지 디자인을 똑같이 꾸미고 도메인의 국가코드 ‘de’만 ‘ltd’ 등으로 바꿨다. 그러나 서버 관리자 권한이 러시아에 있었고 데이터베이스에서 키릴 문자가 발견됐다.

SZ는 의심받는 IT업체 한 곳의 대표가 러시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지만 가짜뉴스 선전전에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이 개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