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팝스타 올리비아 딘 "음악은 제 연약함을 드러내는 방식이죠"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음악은 제 연약함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방식이에요. 듣는 분들도 자신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떠오르는 영국의 팝스타 올리비아 딘은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내한 기념 인터뷰에서 "로린 힐, 캐럴 킹, 에이미 와인하우스, 모타운 레이블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숏폼 콘텐츠에 편승한 휘발성 강한 음악이 득세하는 요즘, 그는 도리어 연약한 내면과 관계의 진지함을 파고들었다.
그는 "음악인으로서 내 감정과 메시지를 정확하게 캡처해 사람들에게 로맨틱하게 전해지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며 "마치 내 일기장을 음악의 형태로 공개하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8세 때부터 가스펠을 노래한 그는 10대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 2019년 미니음반 'Ok 러브 유 바이'(Ok Love You Bye)로 데뷔해 작년 첫 정규음반 '메시'(Messy)를 발표했다. 첫 정규음반에 실린 '다이브'(Dive)는 영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올리비아 딘은 "나는 일시적이지 않고 영원한(Timeless) 가치를 좋아한다. 앞서 언급한 여성 아티스트들은 이런 퀄리티를 가지고 있고, 나 역시 그런 여성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들 아티스트들은 모두 제게 힘이 되는 존재고, 나도 다른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 음악은 '나는 네가 필요 없다' 혹은 '나는 혼자서 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지만, 나는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한다"며 "인간관계에 대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 제 삶의 단계에서는 우정, 특히 동성(여자) 친구들과의 우정을 생각하고 있다. 사랑은 일시적이지만 우정은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자신의 약함을 알고,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외부의 흔들림에 강한 밝은 성격의 증거가 아니냐고 물으니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람들이 다 달라 보이지만 결국 같은 상황과 문제를 겪기 마련이다. 서로 공감대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답하며 웃었다.
올리비아 딘은 올해 미국 코첼라와 영국 글래스턴베리 등 세계 유명 음악 축제 무대에 잇따라 오르며 글로벌 입지를 다졌다.
그는 "이들은 모두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무대였다"며 "특히 글래스턴베리는 10살 때부터 피라미드 모양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것을 상상하던 곳이었는데, 실제로 서는 경험을 하게 돼 더욱 특별했다"고 되돌아봤다.
올리비아 딘은 데뷔 초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정된 음악 축제가 취소되는 시련도 겪었다. 그는 주저앉는 대신 트럭을 몰고 영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힘든 시기를 겪는 대중을 위로했다. 작은 마을 주민 5명 앞에서도 노래했고, 어느 시골 농장에서는 염소 앞에서도 기꺼이 목청을 세웠단다.
그는 "말도 안 되는 경험이었지만 돌아보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며 "내가 직접 노래할 수 있게 해 준 기회였다"고 말했다.
올리비아 딘은 전날 서울 한강 솔빛섬에서 열린 첫 내한 쇼케이스에서 히트곡 '다이브' 등을 들려줬다.
그는 아직도 그 감동이 가시지 않은 듯 "한국에 와서 쇼케이스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한국 팬과도 연결되는 첫 기회라 믿기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쇼케이스에서 만난) 트와이스의 지효, 권진아, 이진아 등이 너무 사랑스러웠다"며 "이들에게 'K-하트'를 배워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이 포즈를 했다. 한국에도 친구가 생긴 것 같아 다음에는 이들의 공연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 뇌는 일종의 스펀지와 같아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재해석해 밖으로 내보내지요. 특정 장르와 시대에서 영향을 받되 갇히지는 않으려고 해요. 1970년대에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그 시대의 패션과 자유, 재미, 색감, 헤어스타일을 좋아합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 살아보고 싶어요. 하하."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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