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충전 제어장치 없다"…'충전 빌런' 떨게 할 완속충전기 전국 32만대

박종홍 기자 2024. 8. 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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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충전 방지 장치가 없는 전기차 충전기들이 대다수여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과충전을 제어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전력선 통신(PLC) 모뎀'은 급속·완속 충전기에 구분 없이 설치가 가능하지만 그동안은 주로 급속 충전기에 설치됐다.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과충전 제어 장치가 없는 완속 충전기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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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C 모뎀' 급속에만 설치 의무…공동주택 충전기 98%는 완속
"충전기 지상 설치시 화재 대응은 쉽지만…폭염 등에 화재 증가할 수도"
지하주차장 내 전기자동차 화재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12일 대전 동구청 지하주차장에서 관계자가 전기자동차 충전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4.8.1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과충전 방지 장치가 없는 전기차 충전기들이 대다수여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하에 설치된 충전기들을 지상으로 옮기자는 목소리도 커지지만 이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과충전을 제어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전력선 통신(PLC) 모뎀'은 급속·완속 충전기에 구분 없이 설치가 가능하지만 그동안은 주로 급속 충전기에 설치됐다.

PLC 모뎀은 전기차와 충전기 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모뎀으로, 충전기가 차량 내 배터리 충전상태 정보(SoC)를 건네받아 충전량 등을 확인해 충전을 제어하고 과충전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완속보다 급속 충전기에 주로 설치된 이유는 급속의 화재 위험성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급속 충전은 배터리 내부의 화학물질을 빠르게 반응시켜 열화 현상이나 불안정성을 높이는 만큼 이를 제어할 필요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과충전 제어 장치가 없는 완속 충전기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충남 금산에서 화재가 발생한 기아 EV6의 경우에도 완속 충전기를 꽂아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급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완속 충전기의 경우 PLC 모뎀 설치가 의무가 아니었다"며 "완속 충전기에서 충전이 충분히 됐을 때에도 제어 없이 계속해서 전류를 흘려보내는 결함이 발생하면 과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공동주택에 설치된 전체 전기차 충전기 24만 5435개 가운데 98.3%에 해당하는 24만 1349개가, 주거지와 인접한 근린생활시설에 설치된 충전기의 경우 전체 5807개 가운데 70.5%인 4093개가 완속 충전기다. 이를 포함해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36만 8056개 중 완속 충전기는 32만 5538개로 88.4%를 차지한다. 완속 충전기 거의 대부분은 과충전 방지 장치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PLC 모뎀을 장착한 화재예방형 완속 충전기 보급을 위해 40만 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고 있다. 다만 이미 설치된 완속 충전기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EQE 화재의 경우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해 화재 피해가 확산한 만큼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부지 마련 등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소방 대책을 강화하는 게 현실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상에 충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한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충전기를 지상으로 올리면 화재에 대응하기 쉬워지니 인천 청라 화재처럼 크게 번지는 상황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처럼 기온이 높으면 배터리는 점점 위험해지는 만큼 아무런 추가적인 대책 없이 지상으로 올려두기만 하면 전기차 화재 사고는 확률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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