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명, 낯선 두 얼굴[인터뷰]
배우 유재명이 낯설지만 임팩트 있는 두 얼굴을 보여준다.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에서 야욕의 끝에 선 전상두 역을, OTT플랫폼 디즈니+ 시리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감독 이후빈, 최국희/ 이하 ‘노 웨이 아웃’)에선 흉악범 김국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공개 시기가 겹친 건 우연이에요. 계획한 건 아니죠. ‘전상두’는 악역이라기 보다는 야만적 시대상의 표현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민주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에 대한 구조적인 폭력의 상징이죠. 또 김국호는 제가 한 악역 중 최전선에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부담은 있었지만 작품의 의미가 분명히 있어서 선택했고, 배우로서 그 캐릭터로 최선을 다하고 빠져나오는 건 이 직업의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재명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행복의 나라’와 ‘노 웨이 아웃’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행복의 나라’ 故 이선균, 훌륭한 배우…기억해주길길”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유재명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프로 한 ‘전상두’ 역을 맡아 삭발까지 감행했다.
“삭발하는 건 문제가 아니었어요. 연극할 땐 원효대사 역도 했는 걸요. 부담이 안 됐습니다.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했기에 최소한 싱크로율은 맞춰야 하니 테스트를 하며 헤어라인을 만들었고, M자 탈모 형태로 완성된 거죠. 동질감을 주기 위한 노력은 머리 외에 한 게 없어요.”
앞서 전두환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들도 많았다. ‘남산의 부장들’ 서현우, ‘서울의 봄’ 황정민의 연기와 비교될 것도 분명할 터.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겠죠. 황정민은 뜨겁고 열정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면 내가 표현한 전두환은 밀실에서 술수와 편법으로 상대를 가지고 노는 듯한 뉘앙스로 야욕을 보여주는 인물이에요. ‘행복의 나라’를 촬영 할 때는 ‘서울의 봄’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전상두 역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요. 그래도 비교보다는 ‘남산의 부장’ ‘행복의 나라’ ‘서울의 봄’까지 시대를 다룬 이야기가 나오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작품마다 매력이 있으니까요.”
고 이선균에 대한 언급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는 이선균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이선균의 연기 자체, 그의 연기 결을 소개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고요.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이 있어요. 이 영화를 통해 이선균을 찾아볼 수 있는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를 본다면 그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였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노 웨이 아웃’ 조두순 연상되는 캐릭터? 그럴 수밖에”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 살인 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드라마다. 작품을 보면 조두순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도 이어진다.
“실존 인물이 연상되는 캐릭터죠. 제가 모티프를 잡지 않더라도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어요. 저는 그런 상황에서 그런 범죄자들과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세상, 그들을 살게 한 법의 테두리, 그걸 이용해서 정치적 야망을 이루려는 세력들을 살펴봤으면 좋겠습니다. ‘노 웨이 아웃’은 현재 이 세상을 잘 보여주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희대의 악역이지만 작품을 완성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남달랐다.
“‘노 웨이 아웃’이란 출구가 없는 현장이었어요. 주어진 난관을 함께 극복해냈고, 우리 동료들과 스태프들은 더욱 단단해졌죠. 고마울 정도로요. 이 작품을 회상해보면 유난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조진웅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못한 작품이었을 거고요. 출구없이 어려움을 몸으로 받으면서 달려온 작품이구나. 그래서 더 많은 분이 좋아해줬으면 하고요.”
이 작품으로 주목해야할 배우로는 허광한을 꼽았다.
“저는 이 친구가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 몰랐어요. 연락이 오랫동안 닿지 않던 친구가 허광한 사인을 받고 싶다고 연락올 정도로 유명했더라고요. 하하. 그럼에도 참 태도가 좋았어요. 한국 작품들을 많이 봐와서 한국 배우들과 연기하는 게 영광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잘 생겼고 촬영 태도도 훌륭했고요. 그래서 뭐라도 도와주고 싶었어요. 이 작품으로 더 유명해지길 바랍니다. 동네 형 같은 마음이에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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