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나이를 넘어선 KT 원상현과 쿠에바스의 우정 “이제는 밥 잘 먹어요” “1년 차 땐 원래 스트레스 받을 수 있어”
KT 고졸 신인 원상현(20)의 팀내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일까.
의외의 답이 나왔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다. 쿠에바스는 1990년생으로 한국식으로 따지면 한참 ‘형’이다. 게다가 쿠에바스는 2019시즌부터 KBO리그에 뛰었으니 경력으로 봐도 한참 선배다.
그러나 원상현이 가장 즐겨 연락하는 선수는 쿠에바스다. 원상현이 퓨처스리그에 내려간 동안 가장 많이 영상통화를 하며 연락을 했다고 한다.
지난 11일 수원구장에서 만난 둘은 주문한 밥을 함께 기다리며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나이의 차이, 언어의 차이를 넘어서 둘은 아주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소통하느냐’는 물음에 원상현은 “번역기를 돌려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원상현은 부산고를 졸업한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해부터 운좋게 선발의 기회를 받았다. 명투수 출신 이강철 KT 감독의 눈에 들었고 개막 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소형준이 재활하는 등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원상현에게 기회가 돌아간 것이다.
그러다 5월 말 2군으로 내려갔고 8월 1군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 동안 쿠에바스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꾸준히 친분을 이어갔다. 원상현에게 쿠에바스는 가장 절친한 동료이자 ‘멘토’이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굵직한 경험이 있는 쿠에바스는 한국말도 곧잘했다. 그래서 의사 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했던 것이다. 쿠에바스는 원상현에게 “잉글리시 잘해?”라며 웃더니 “거짓”이라며 한국말로 말했다.
이런 시간을 보낸 덕분일까. 원상현은 최근 팀 불펜진에서 자리를 잡았다. 지난 10일 수원 롯데전에서는 8~9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사령탑의 칭찬을 이끌어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원상현이 멀티 이닝이 되니까 그렇게만 던져주면 투수진을 운영하기가 좀 편하다”라고 했다.
1군에 있을 때 쏙 빠졌던 살도 다시 쪘다. 5월 말까지만해도 10㎏이나 살이 빠졌다던 원상현은 “입맛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감독이 놀랄 정도로 많은 밥을 먹는다. 이강철 감독은 “식당에서 봤는데 밥을 군인처럼 먹더라”며 휘둥그레해졌다.
이런 원상현을 보며 쿠에바스는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그는 “살 더 찌면 잘할 것 같다”면서 “1년 차에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더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하기도 했다. ‘어떻게 쿠에바스처럼 체격이 좋아지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하다보면 이렇게 될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여러모로 원상현이 본받아야할 점이 많다. KBO리그 데뷔 첫 해인 2019년부터 13승(10패)를 올리며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팀을 떠나있는 시간도 있었지만 꾸준히 제 자리를 지키면서 팀이 필요할 때 마운드를 지킨다. 이런 점은 원상현이 루키로서 꼭 배워야할 부분이다. 둘의 언어와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은 원상현이 성장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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