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다 키웠으니 헤어지자”…日 ‘황혼 이혼’ 역대 최고

김유민 2024. 8. 1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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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결혼생활 20년이 넘은 중·장년층 부부의 '황혼 이혼'이 빠르게 늘고 있다.

황혼 이혼은 20년 이상 함께 살던 50대 이상 부부가 자녀를 성장시킨 이후 헤어지는 이혼 유형이다.

이혼 상담가인 오카노 아쓰코 일본가족문제상담연맹이사장은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아이가 독립한 이후 부부끼리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성격이 맞지 않는 문제 등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부부 관계를 리셋(재시작)하려는 사례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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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인들.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서울신문DB

일본에서 결혼생활 20년이 넘은 중·장년층 부부의 ‘황혼 이혼’이 빠르게 늘고 있다. 황혼 이혼 증가는 가정의 해체뿐 아니라 고독사, 자살 그리고 노인 빈곤 등 사회·경제적 문제와도 직접 연관되는 만큼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에서 전체 이혼은 줄어들고 있지만 황혼 이혼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황혼 이혼은 20년 이상 함께 살던 50대 이상 부부가 자녀를 성장시킨 이후 헤어지는 이혼 유형이다. 통상 50대 이후를 인생의 황혼기라고 하는 데서 유래했다.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2022년 황혼 이혼은 3만 8991건으로 전체 이혼의 23.5%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만든 1947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황혼이혼은 최근 20년 가까이 4만건 안팎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2022년 이혼 건수는 총 17만 9099건으로, 정점이었던 2002년 28만 9836건보다 38.2% 줄었다. 결혼 기간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1만 2894건)를 제외하면 전체 이혼 건수는 16만 6205건이었다.

결혼 기간별로 보면 5년 미만 부부의 이혼이 5만 260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5년 미만 부부의 이혼은 숫자와 비율 모두 신규 혼인 자체가 줄어들면서 매년 감소 추세다. 아사히는 “고령화로 부부의 노후가 길어지면서 인생을 재설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연금 분할 제도로 영향도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연금 분할제도란 연금에 가입하지 않았어도 가사와 육아로 혼인기간 동안 기여한 점을 인정해 일정 수준의 노후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일본을 비롯해 한국, 영국, 독일 등이 시행 중이다.

이혼 상담가인 오카노 아쓰코 일본가족문제상담연맹이사장은 “평균 수명 증가에 따라 아이가 독립한 이후 부부끼리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성격이 맞지 않는 문제 등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부부 관계를 리셋(재시작)하려는 사례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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