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판 오타니는 포기했지만…박동원·이지영 떠났어도 포수왕국 가능? 20세 1R 안방마님 일취월장

김진성 기자 2024. 8.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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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의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김건희 포수가 7회말 시작하기 전 피치컴 고장으로 반납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판 오타니 쇼헤이는 포기했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2023 신인드래프트서 포수만 무려 5명을 뽑았다. 1라운드 6순위로 김건희, 2라운드 12순위로 김동헌, 7라운드 66순위로 박성빈, 9라운드 86순위로 변헌성, 10라운드 96순위로 안겸을 지명했다.

2024년 7월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키움의 경기. 키움 김건희가 7회말 2사 1,2루에서 3점 홈런을 때린 뒤 홈으로 달려가고 있다./마이데일리

특히 2라운드 12순위는 2022년 4월 트레이드로 인연을 정리한 박동원(LG 트윈스) 대신 KIA 타이거즈로부터 받아온 지명권이었다. 키움은 청소년대표팀 주전포수 출신 김동헌을 작년에 파격적으로 주전으로 썼다. 급기야 항저우아시안게임대표팀 발탁과 금메달 획득으로 군 복무까지 해결했다.

김동헌이 토미 존 수술로 올 시즌을 일찌감치 접자 자연스럽게 베테랑 김재현의 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그 사이 주효상(KIA)과 이지영(SSG 랜더스)을 트레이드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아니었다. 홍원기 감독은 김재현과 함께 김건희를 과감하게 1군에서 쓴다.

김건희는 1라운드서 뽑았지만, 사실 포수로서의 완성도는 김동헌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 야구 재능은 확실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2022시즌 후 마무리훈련을 통해 결론을 내렸다. 포수 마스크를 굳이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김건희는 2023년 스프링캠프서 투수도 하고 내, 외야 수비도 연습했다. 이미 고교에서 투수도 해왔기에 이도류가 익숙했다. 본인도 이도류에 대한 의욕이 엄청났다. 그렇게 1년을 보냈다.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작년만 해도 이지영과 김동헌이 함께 있었으니, 김건희에게 적성을 찾는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결단을 내렸다. 이도류를 일단 접기로 했다. 훗날 다시 시도할 여지는 남겨뒀지만,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투수로는 1군에 올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 시간을 좀 더 투자하면 외야수로 가능하겠다는 평가는 있었다. 단, 이미 키움에 써야 할 전문 외야수가 차고 넘친다.

더구나 김동헌이 예상치 못하게 시즌을 접으면서 1군에서 써야 할 포수가 필요했다. 그렇게 김건희가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쓰고 1군에서 뛰게 됐다. 역시 타격에 재능은 확실히 있다. 49경기서 137타수 38안타 타율 0.277 4홈런 22타점 17득점 OPS 0.727 득점권타율 0.333.

수비의 경우, 간혹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실수가 나오긴 한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작년보다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무엇보다 1군에서 뛰면서 얻는 깨달음이 엄청날 것이다. 내년에 김동헌이 돌아오면, 김동헌과 김건희, 김재현으로 두툼한 안방을 꾸릴 수 있을 전망이다. 주전 경쟁은 더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여기에 김동헌과 김건희의 동기 포수들, 나이를 좀 더 먹은 김시앙 등의 변수도 있다.

2024년 8월 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키움의 경기. 키움 김건희가 7회말 1사 2루에서 SSG 문승원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키움이 박동원과 이지영을 번갈아 기용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두 국대급 포수를 정리하고도 탑급 포수 유망주를 모아 젊은 포수왕국으로 거듭날 조짐이다. 김건희가 서서히 불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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