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햄스트링 부상…든든한 삼성 5선발 좌완 이승현에게 처음 찾아온 위기
야구가 없던 월요일인 지난 12일, 삼성은 비보를 접했다.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좌완 이승현(22)이 제외됐다.
사유는 부상 때문이다. 이승현은 지난 11일 러닝 훈련 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약 4주 동안 재활 및 회복 기간을 거쳐야한다.
가뜩이나 갈길이 바쁜 삼성으로서는 아쉬운 소식이다.
삼성은 10개 구단 중 거의 유일하게 선발진 걱정이 없는 팀이었다. 대부분의 팀들이 5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삼성만큼은 5명의 선발 투수가 원활하게 제 역할을 했다. 이승현이 5선발로서 자리를 잡아준 덕분이다.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 대니 레예스 원투 펀치에 국내 투수 원태인, 백정현 등이 있는데다 여기에 올시즌 선발로 보직을 전환한 이승현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선발 고민만큼은 없었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살렸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한 뒤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승현은 줄곧 불펜으로만 시즌을 소화했다. 팀 사정상 선발보다는 불펜으로서 역할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삼성은 불펜을 적극적으로 보강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에게 선발을 맡겼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올시즌 큰 부침은 없었다. 그나마 부진한 기간을 꼽자면 5월 말 2경기 연속 대량실점을 했던 시기와 최근 3경기다. 지난달 21일 롯데전에서 3.2이닝 4실점, 그리고 31일 LG전에서 4.1이닝 6실점, 지난 6일 한화전에서는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은 선발 보직 전환 후 첫 해라는 점과 전국을 덮친 폭염 등으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었다. 이승현을 향한 팀의 신임은 여전히 두터웠다.
선배들도 이승현을 칭찬한다. 주전 포수 강민호는 “이승현은 처음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데 큰 이탈 없이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좌완 베테랑 백정현도 “이승현은 어릴적 나보다 더 낫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런 활약을 이어가던 중 이승현이 부상이라는 변수를 맞이해 이탈하게 됐다.
삼성으로서는 대체 선발 자원을 찾아야한다. 후보가 없지는 않다. 지난 6월말부터 전력에 합류해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는 황동재도 있고 지난 9일 광주 KIA전에서 코너를 대신해 등판해 투구를 했던 이승민도 있다. 당시 이승민은 6회 3실점하긴 했지만 5회까지는 2실점하며 희망을 보였다.
삼성은 12일 현재 3위를 기록 중이다. 2위 LG와는 1.5경기 차이, 1위와는 5.5경기 차이다. 한창 순위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선발진을 잘 버텨왔던 이승현의 이탈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승현 개인적으로는 선발 보직 전환 후 처음으로 맞는 부상이라는 시련을 이겨내야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이를 이겨낸다면 이승현으로서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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