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조정석 "故 이선균, 눈빛만 봐도 알았다…영화보다 무너져"[인터뷰]①
조정석은 영화 ‘행복의 나라’ 개봉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정석은 대한민국을 들썩인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개싸움 일인자’ 정인후 역할을 맡아 폭발하는 열연을 펼쳤다. 그간 친숙하고 유쾌한 이미지로 코미디, 로맨틱코미디, 일상물 장르에서 활약을 펼쳐왔던 조정석. 그런 그가 ‘행복의 나라’에서는 야만의 시대에 존엄을 외치는 한 인물로 분해 기존의 필모그래피에서 볼 수 없던 정의로운 입체파 캐릭터로서 선 굵고 뜨거운 감정선을 표현해냈다.
특히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이선균의 유작이자, 개봉 시기를 기준으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작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먼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정인후’에 대해 “그 당시의 재판 기록과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 시대상을 살았던 많은 이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인후의 전사가 박태주의 전사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가 점점 박태주와 더 동질감을 느끼지 않았나. 예컨대 장례식장 장면에서 박태주의 딸이 귤을 주는 장면도 그렇다. 정인후는 사실 병이 걸린 채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를 빼내서 병원에 이송하기 위해 이 재판을 맡게 됐다. 그런 자신과 자신에게 귤을 준 박태주의 딸의 모습을 보며 동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사건을 맡으며 점점 성장해나가고 동질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되며 어떻게든 박태주를 구명하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이선균과는 굳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며 감정선에 다가갈 수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조정석은 “이런 말씀 드리면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눈만 봐도 알 거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저희가 작품 이야기도 엄청 많이 하지만 서로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농 섞인 이야기, 장난도 많이 쳤다”며 “그러면서 저희도 모르는 새 자연스레 차분하고 즐겁고 재밌는 그런 분위기를 형성한 거 같다. 슛 들어가면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 거 같았다. 취조실 대화 장면들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완성된 것 같다”고 떠올렸다.
시사회에서 ‘행복의 나라’의 완성본을 보며 느낀 심경도 털어놨다. 조정석은 “저도 사실 처음에 좀 긴장하면서 이 영화를 봤다. 영화를 영화로서 제대로 보고 싶었기에 최대한 사적인 마음을 배제하면서 보려 노력했다”면서도,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무너졌다. 정인후가 어렵게 증인을 세우기로 약속을 받은 뒤 취조실을 찾아가 박태주와 하이파이브를 하던 장면, 그 장면에서 무너지더라”고 고백했다.
완성본을 봤다면 이선균이 자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줬을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마도 형은 ‘고생 많았다’고. 딱 그 한 마디 해주실 거 같다”고 답했다. “이 작품이 (이선균의)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쉽다. 이선균이란 배우를 더 좋은 작품들로 보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선균이란 배우의 팬으로서 ‘행복의 나라’는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던 작품이라고도 강조했다. 조정석은 “너무 좋아하는 형이자 배우이지만 저는 선균이 형 필모그래피에서 이렇게 묵직한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거 같다”며 “촬영 때도 형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형이 이 작품을 해서 팬으로서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선균 형이 분장한 모습도 되게 좋았다. 새로운 얼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이니까.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런 것들이 되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행복의 나라’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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