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멘토였던 이종찬… 대통령실 충분한 설명·설득에도 ‘고집’

손기은 기자 2024. 8. 1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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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이자, 윤 대통령이 '아버님'이라고까지 호칭했던 이종찬(사진) 광복회장의 최근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나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회장이 수위를 높여가며 불참 의사를 밝히자 대통령실과 여권 내부에선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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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회장 처신에 비판 확산
윤, 사석에서 “아버님” 호칭해와
정진석, 어제 수차례 전화·문자
이 회장은 연락 전혀 받지않다
뒤늦게 전화해 “섭섭하다” 밝혀
정치권 “이 회장이 추천한 인사
독립기념관장 탈락 탓” 시각도

한때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이자, 윤 대통령이 ‘아버님’이라고까지 호칭했던 이종찬(사진) 광복회장의 최근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건국절 논란’을 이유로 광복절 기념식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나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회장이 수위를 높여가며 불참 의사를 밝히자 대통령실과 여권 내부에선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싼 이 회장의 최근 행보에 의아함을 표시하는 시선이 많다. 이 회장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과 대광초, 서울대 법대 동창으로 ‘56년 죽마고우’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에 따라 윤 대통령은 사석에서 그를 ‘아버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 당선 전까지는, 대통령의 멘토 역할도 일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자주 만났고, 엄청 친하게 지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으로 이 회장이 광복절 기념식 불참 의사를 밝히자, 비공개로 이 회장을 충분히 설득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실제 정 실장은 전날 이 회장에게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이 회장은 정 실장의 연락을 받지 않다가, 아주 늦게 정 실장에게 전화를 해 ‘섭섭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건국절은 추진한 적도 없고, 추진할 일도 아니다”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이 회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등도 이 회장을 찾아가 임명 과정 등을 설명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최고위급 인사가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직접 전했는데도, 이 회장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론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 때문에 이 회장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이 회장은 YTN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인 ‘신율의 정면승부’에 출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반대하는 서신을 3차례나 보냈지만, 전자결재로 발령을 냈다. 내가 (윤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인데, 모욕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외부 인사와 텔레그램 등 ‘채널’을 열어놓는 윤 대통령이 인사 추천 등 자신의 서신에 답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홍범도 흉상 철거 추진도 사이가 멀어진 계기로 작용했다.

이번 사태를 독립기념관장직을 둘러싼 ‘자리다툼’으로 해석하는 인사들도 있다. 특히 그 이면에 자신이 추천한 인사를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은 데 대한 이 회장의 불만에 따른 ‘몽니’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대통령과의 인연 등을 감안했을 때 자신이 추천한 인사가 임명될 것이라고 봤는데, 그게 잘 안 돼 분통을 터뜨렸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대통령실은 김 관장 임명 철회를 도저히 고려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이종찬 광복회장 유감’이라는 글을 통해 “역사는 두 동강 8·15의 책임 소재를 반드시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손기은 기자·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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