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극복’ ‘성평등’ 미션 내건… 파리의 축제는 계속된다[2024 파리올림픽]

2024. 8. 13. 11: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축제는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의 영혼을 춤추게 하는 마법의 시간이다.

올림픽이 진정한 축제인 것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인류의 갈 길을 되새기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파리올림픽의 성평등과 다양성 그리고 탄소 배출 감소라는 인류 문명의 지속과 발전의 비전을 담은 진정한 축제는 로스앤젤레스와 브리즈번 올림픽에서도 계속돼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박은하 전 주영국대사의 파리리포트

축제는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의 영혼을 춤추게 하는 마법의 시간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 다 함께”의 기치 아래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겨눈 지난 2주는 전 세계의 서로 다른 삶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한 진정한 축제였다.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대단원이 파리라는 마법의 도시에서 막을 내렸다.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 신에게 바쳐진 제례였고 인류의 다양한 문명에서 공통으로 종교적인 성스러운 제례로부터 출발한 축제였다. 축제를 의미하는 Festival은 성일(聖日)을 뜻하는 라틴어 Festivalis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니, 함께 즐기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놀이 이상으로 성스러움으로 향하는 뭔가가 있다.

파리의 올림픽 축제는 시작부터 요란스러웠다. 거의 알몸인 디오니소스의 축제 장면으로 논란을 일으킨 개막식 공연과 1만여 명의 올림픽 선수가 서로 어울려 노래하고 즐긴 폐막식까지 축제로 시작해서 축제로 끝났다. 올림픽에는 인간 승리의 스토리로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영감을 주고, 우리 인류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소망과 믿음을 심어주는 힘이 있다.

파리올림픽에서 인간 승리의 백미는 폐막식에서 연출됐다. 폐막식장 한가운데 설치된 메달 시상대에는 사상 최초로 남자 마라토너가 아니라 여자 마라톤 우승자가 섰다. 올림픽에서 성평등을 이루는 기념비적인 변화일 뿐 아니라 금·은·동 메달리스트들이 모두 흑인 여성이라는 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금메달리스트인 네덜란드의 시판 하산 선수는 에티오피아 출신의 난민이었다. 금메달의 흑인 여성 난민 마라토너, 이 얼마나 감동인가. 올림픽이 진정한 축제인 것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인류의 갈 길을 되새기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축제는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 갈 비전도 품고 있다. 파리올림픽에서 제시된 비전은 무엇보다도 기후변화의 극복이다. 에어컨 없는 버스를 타고 땀에 젖은 채로 경기장으로 가면서 왜 불편하지 않았겠는가. 파리가 기후변화 극복의 미션을 올림픽에 최우선 순위로 내걸지 않았다면 모두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을 것임을 프랑스라고 몰랐겠는가. 미래에도 계속돼야 할 지속 가능한 축제를 위해 탄소 배출 감소의 깃발을 내건 파리올림픽에 박수를 보낸다.

파리올림픽은 끝났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회고록 ‘파리는 날마다 축제(A Moveable Feast)’에서 묘사된 것처럼 파리의 축제는 세계 어디를 가든 우리 옆에 있을 것이다. 파리올림픽의 성평등과 다양성 그리고 탄소 배출 감소라는 인류 문명의 지속과 발전의 비전을 담은 진정한 축제는 로스앤젤레스와 브리즈번 올림픽에서도 계속돼야 한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