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루이뷔통, 삼성 들러리냐” 다른 올림픽 후원사들 불만

2024 파리올림픽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 티에리 앙리가 루이뷔통 가방에 놓인 올림픽 성화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루이뷔통, 삼성전자 등 특정 후원사의 제품이 노골적으로 등장하면서 광고 효과를 누리자 다른 후원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이번 올림픽의 최대 후원사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다른 스폰서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LVMH는 파리올림픽에 1억7500만 달러(약 2390억원)를 쏟아부었다. 어떤 후원사보다 높은 금액이다. NYT는 “현금이 절실했던 올림픽조직위원회(IOC)는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고 했다.

문제는 올림픽 내내 LVMH의 로고가 지나치게 자주 노출됐다는 점이었다. 파리올림픽 메달은 LVMH 산하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제작했고,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은 LVMH 산하 ‘벨루티’에서 만들었다. 모든 종목의 메달을 운반한 트레이는 루이뷔통의 상징적인 바둑판 패턴으로 만들어졌다.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장남 앙투안 아르노는 올림픽 개막 전날 한 모임에서 “서프라이즈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센 강에서 펼쳐진 개회식에서 입장하는 선수들 뒤로 루이뷔통 여행 가방 등을 실은 선박 한 척이 떠 있었다. 프랑스의 명품 산업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에서는 루이뷔통 가방 제작 장면이 흘러나왔고, LVMH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댄서도 출연했다. NYT는 “올림픽에서 기대되는 이벤트 중 하나인 개막식은 사실상 LVMH 광고나 다름없었다”며 “LVMH보다 더 오랫동안 올림픽에 관여해 온 다른 후원사들도 분노했다”고 전했다.

1928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파트너십을 맺은 코카콜라에서 행사를 담당했던 전직 임원 리카르도 포트는 “LVMH의 브랜드가 이렇게 눈에 띄는 역할을 한 개막식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덴마크 배드민턴 국가대표 빅토르 악셀센, 멕시코 다이빙 국가대표 알레한드라 오로즈코 로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 내 삼성 올림픽 체험관에서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도 화두에 올랐다.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은 선수들에게 갤럭시Z플립 올림픽 에디션을 지급했고, 시상식에서 선수들은 삼성 스마트폰으로 ‘승리의 셀카(빅토리 셀피)’를 찍었다. NYT는 “이 장면은 대회 기간 내내 수백 번 반복됐다”고 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IOC의 방송 및 마케팅 서비스 이사인 앤-소피 부마드는 “우리는 그동안 파트너들과 유기적인 통합을 위해 노력해 왔고, 올림픽 대회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그들의 제품을 홍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승 셀카가 바로 그 예시”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측면에서 IOC는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며 파트너들과 지속해서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현명하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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